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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4년차 접어든 5G, 중저가 요금제는 ‘감감무소식’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상용화 4년차에 접어든 5G가 가입자 2000만 시대를 열었지만, 통신사마다 제대로 된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감감무소식이다. 대부분의 요금제는 8~9만원대 100GB 이상의 고가격·고용량 요금제로 형성돼 있는 실정이다. 5G 자체는 대중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요금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인가제 완화에도…통신3사 “중저가 요금제 출시 계획 없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당분간 중저가 요금제 출시 계획이 없다. 현재 운영하는 요금제 외 신규 요금제 출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각사의 5G 요금제는 청소년·20대 요금제를 제외하고 대부분 4만~5만원대다. KT는 월 4만5000원, LG유플러스는 월 4만7000원 수준의 5G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월 10GB를 5만5000원에 제공하는 요금제가 가장 저렴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긴 했지만, 이는 온라인 요금제여서 가입조건이 한정돼 있다. 공시지원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가족 결합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일반 요금제와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요금제 구간도 다양하지 않다는 평이다. LTE의 경우 2만원대부터 10만원까지 다양한 구간이 존재하는 반면, 5G 요금은 4~5만원대 아니면 7만원대 이상 요금제뿐이다. 데이터 제공량도 극과 극을 달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상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26.2GB다. 그러나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가 출시한 46개 5G 요금제 중 15~1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전무했다.

2020년 12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과기정통부가 요금인가제 규제를 유보신고제로 완화했음에도, 통신사들의 신규 요금제 출시 경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통신3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소비자 평균 사용량에 맞는 다양한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중간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 통신사는 “섣불리 요금 낮추기 어렵다”지만 “소비자 체감은 비싸”

통신사들은 그러나 섣불리 요금제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중저가 요금제에 대한 고객 니즈에 따라 온라인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고, 알뜰폰 등 대안 요금제도 존재한다”는 점을 들며 “알뜰폰 시장 활성화 측면에 있어서도 MNO(통신사) 사업자가 쉽게 요금을 낮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익적인 고민도 없지 않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5G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곤 하지만, 정작 통신사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늘지 않고 계속 3만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며 “더욱이 5G는 아직 투자를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인데, 투자와 동시에 (투자) 회수는 하지 말라고 하면 사업자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LTE에서도 3만원대 보편요금제는 5G 상용화 직전 해인 2018년에야 나왔는데, 5G의 경우 오히려 빠른 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 같은 입장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현재 요금 체계와 관련해 기업은 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결국 비싸다는 것”이라며 “5G 가입자가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자꾸 올라가는데도 통신사들이 소비자 중심의 가격 정책을 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통신 3사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독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부처는 지난해 말 소비자정책위원회에 ‘5G 이동통신 이익 제고방안’을 제출하면서, 통신사들과 협의해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사업자들로하여금 중저가 요금제를 반드시 출시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사업자들과 관련해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며, 요금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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