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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출 길 막히나…삼성전자·LG전자, ‘노심초사’


- 美, 대러 ‘화웨이 식 제재’ 고려…“사실상 모든 반도체 수출 막는 것”
-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 오브제 론칭한 LG전자…상황 예의주시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판 화웨이 식 제재’라고 불리는 수출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 수출 제한을 강행할 경우 러시아 현지에서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등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2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대러시아 수출 제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통보했다.

미국이 검토하고 있는 수출 제한은 화웨이에 가했던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규칙에 따르면 미국 기업 거래가 금지된다. 제3국 기업 제품도 미국 기술이 이용됐다면 사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자기기에 포함되는 반도체는 대부분 미국 기술이 활용되는 만큼 수출 제한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기업에도 영향이 미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가하는 등 상황이 악화한다면 미국이 강경한 수출 제한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화웨이 식 규제는 사실상 미국산 기술이 활용된 모든 반도체가 러시아로 가는 길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반도체 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 피해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1년 한국의 대러시아 전체 수출 규모는 99억8300만달러(약 12조464억원)이다. 전체 수출 중 1.5% 수준이다. 이중 가정용 전자제품은 2% 수준인 1억9500만달러(약 2353억원)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는 0.4%로 4300만달러(약 518억원) 가량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TV 시장 점유율 1위다. 특히 스마트폰은 작년 기준 3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부문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오브제컬렉션’을 론칭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러시아 내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주에 TV 공장을 가동 중이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에 생활가전 공장을 두고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생산한다. 제품에 포함되는 반도체 및 부품 공급이 제한될 경우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구체적인 제재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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