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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던진 SKT, 실익 놓친 KT, 애타는 LGU+ ‘주파수 눈치싸움’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5G 주파수 추가할당을 둘러싼 통신사들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까지 추가할당을 요구하면서, 싸움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승부수를 던졌고, KT와 LG유플러스가 난관에 봉착했다고 해석한다. 방향키를 쥔 정부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날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SK텔레콤의 주파수 추가할당 요청에 대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가 먼저 요청한 주파수 추가할당과 관련해서도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3.7㎓ 이상 대역 40㎒ 폭(20㎒ x 2개) 주파수를 추가할당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3.6~3.7㎓)과 인접한 대역이다. SK텔레콤은 “통신사들이 동일 조건의 5G 주파수를 확보한 후 경매를 진행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LG유플러스가 3.4~3.42㎓ 대역 20㎒ 폭을 추가할당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 대역은 LG유플러스가 가진 대역(3.42㎓~3.5㎓)과 인접한 지점이다. 인접대역을 더 할당받으면 추가 투자 없이 주파수를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당초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할당이라고 반발해왔다.

과기정통부는 그러나 이 같은 반발에도 “소비자 편익과 투자 촉진을 위해 주파수 추가할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달 중 할당 공고를 내고, 다음 달 안에 경매를 진행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밝힌 계획이다. 이에 SK텔레콤이 “우리에게도 기회를 달라”며 같은 논리를 들어 정부에 역제안을 던진 것이다.

이는 LG유플러스가 ‘소비자 편익’을 위해 추가할당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강조한 것을 그대로 차용한 동시에, LG유플러스의 추가할당에 대비해 5G 품질 경쟁력까지 방어할 수 있는 ‘묘수’로 읽힌다. 과기정통부로서는 SK텔레콤의 제안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고, SK텔레콤으로서는 명분과 실익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것이다.

KT는 그러나 상황이 다르다. 현재 KT의 5G 주파수 대역은 3.5~3.6㎓ 사이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사이에 ‘낀’ 대역이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든 주파수를 확장할 수 없다. 이번에 SK텔레콤이 추가로 요청한 주파수 대역에서 추가할당이 이뤄지더라도, KT는 주파수 집성기술(CA) 투자를 해야만 주파수를 쓸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KT로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SK텔레콤과 사실상 동맹 관계를 맺고 “주파수 추가할당은 불공정하다”는 논리로 반대해왔으나,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까지 40㎒ 폭 추가할당을 요구하면서 표정이 엇갈린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은 벌 수 있게 됐지만, 정부의 판단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애가 타는 심정이다. 정부가 SK텔레콤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계획된 경매 일정이 줄줄이 밀릴 수 있는 데다, 추가할당으로 경쟁사 대비 5G 품질을 더 높이려던 목적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현재 LG유플러스는 5G 주파수를 경쟁사들보다 20㎒ 폭이 더 적은 80㎒ 폭만 갖고 있어, 추가할당이 꼭 필요한 입장이다.

정부는 SK텔레콤의 요청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정상 기존 20㎒ 폭 추가할당을 계획대로 진행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와 전파법 시행령에 따르면 앞선 20㎒ 폭 할당에 대한 공고는 늦어도 이번 주에 나와야 하는데, 추가 검토 사항이 생긴 만큼 일정이 밀릴 가능성이 크다.

과기정통부가 당장 추가할당을 결정할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SK텔레콤이 요청한 구간은 현재 위성통신용으로 사용 중이라, 앞선 20㎒ 폭과 달리 올해 안에 할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2021년까지 이동통신용으로 쓸 수 있도록 확보하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아직 클리어링(간섭 제거)이 됐는지 확인되진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SK텔레콤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연구반이 꾸려셔 추가할당 방식과 최소 경쟁가격 산정 등을 준비해야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 ‘함께’ 경매를 진행하자는 주장이기 때문에 할당 자체가 상당 기간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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