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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쇼핑해볼까”...성장동력 투자 나선 홈쇼핑 업계


- 기존 사업역량 강화부터 신사업 진출까지 투자처 찾아 시너지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홈쇼핑 업계가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 직·간접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규제 및 송출수수료 부담이 큰 TV홈쇼핑 의존도를 줄이고 디지털·모바일 사업영역으로 넓히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사들은 스타트업계 큰 손으로 떠올랐다. TV 시청자 수 감소와 이커머스 시장 확대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자 신성장동력 찾기가 절실해진 탓이다. 특히 TV홈쇼핑 매출은 수년째 약 3조원에서 정체하고 있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20~30%씩 가파르게 오르며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홈쇼핑 업계는 디지털 전환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다. 투자 대상은 라이브커머스와 패션·식품 등 기존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업종부터 메타버스처럼 신사업을 모색할 수 있는 분야까지 다양하다. TV홈쇼핑에 치우쳐 있는 매출 비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단순 투자 대상을 찾기도 한다.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GS리테일에 흡수합병 된 GS샵(GS홈쇼핑)이다. 벤처·스타트업 관련 누적 투자금이 3500억원에 달한다. 라이브커머스 사업 고도화를 위해 지난 15일 영상처리·스트리밍 최적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요쿠스’에 10억원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이외에도 GS샵은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에 직간접적 투자를 진행해왔다. 간편조리식 ‘프레시지’와 온라인 수산몰 ‘얌테이블’에 투자에 이어 푸드테크 스타트업 ‘쿠캣’ 지분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에 들어갔다. 배달대행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와 반려동물 전문몰 ‘어바웃펫’, ‘펫프렌즈’ 등에도 투자했다. 퀵커머스·반려동물 시장 등 신사업을 위해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을 투자해 지분 3.98%를 확보, 2대주주에 올랐다. 웹드라마·예능 신규 프로그램 공동 제작, 제품 간접광고(PPL) 등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을 넓혔다. 중장기적으로 TV홈쇼핑 매출 비중을 낮출 수 있다.

지난 2018년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스켈터랩스’를 시작으로, 미디어커머스 기업 ‘어댑트’, 뷰티 스타트업 ‘라이클’ 등 IT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 중이다. 지난 9월엔 메타버스가 부상함에 따라 실감형 영상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포바이포’에 직접 투자했다.

CJ온스타일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에 170억원 규모의 직·간접 투자를 단행했다. CJ그룹 내 투자사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포함 외부 벤처캐피탈에 총 130억원 출자를 진행하고, 명품·건강기능식·리테일 테크 관련 회사에 40억원 규모 직접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5월 해외 직구 플랫폼사 ‘애트니’에 투자를 진행해 6%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후 첫 협업으로 지난 10일 CJ온스타일 모바일 앱에 ‘애트니 단독관’을 열었다. 건강기능식품사 ‘엔라이즈’에도 투자를 완료해 PB상품 공동개발을 진행한다. 가상 사이즈 측정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어 ‘아이딕션’에 대한 투자도 진행해 패션 부문 강화에 시너지를 낸다.

한편 홈쇼핑 업계가 투자하는 스타트업 성장 유무에 따라 이들의 투자 성패 역시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투자가 성공할 경우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는 원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투자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는데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 부담이 커지게 된다.

가령 GS홈쇼핑이 투자한 주요 스타트업 중 프레시지(밀키트)와 어바웃펫(반려동물) 등은 산업 확대와 함께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GS홈쇼핑이 직접투자한 스타트업들 손실폭이 커질수록 지분을 가진 GS홈쇼핑 손실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하나로는 사업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동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초기 자본금은 어느정도 손실이 있을수 있겠지만 스타트업이 기술 베이스인만큼 미래 쇼핑사업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를 대비, 선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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