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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금융 기관, 데이터 패브릭 전략으로 디지털 경쟁력 확보해야

주재영 팁코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
오늘날 핀테크 시장은 리테일 금융, 자산 관리, 자본 시장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변화를 일으키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기준 204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전 세계 핀테크 시장 규모는 2027년에 471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핀테크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2020 한국 핀테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년 동안 국내 핀테크 시장은 투자 규모에서 아시아 주요 5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인 267%를 기록했다.

핀테크가 성공한 이유는 분명하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기업들이 과거 금융권의 오프라인 관행과 레거시 IT의 제약에서 벗어나 고객과 투자자의 편의성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기회 및 도전 과제에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패브릭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러한 핀테크 시장의 성장을 지켜보며 전통적인 금융 기관 역시 비즈니스 방식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오랜 시간 축적해온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솔루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이 경직된 중앙 집중형 단일 시스템과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레거시 환경으로 인해 현대적인 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인 금융 기관이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시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원한다면, ‘데이터 패브릭(Data fabric)’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데이터 메시(Data mesh)’로도 불리는 데이터 패브릭은 데이터를 공유 자산으로 취급하는 분산형 데이터 아키텍처를 의미한다.

기업은 다양한 소스에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산된 데이터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 패브릭 모델을 활용해 유기적인 방식으로 데이터 과제를 해결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해 지능형 의사결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데이터 패브릭은 금융 기관에 다양한 비즈니스 이점을 제공한다. 그중 첫 번째는 운영 비용의 절감과 리스크 수준의 개선이다. 대다수의 금융 기관은 통화 정책 및 거시경제적 변화, 기타 경쟁 요인들로 인해 운영 효율성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PwC는 전통적인 금융 기관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향후 3-5년간 운영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패브릭 모델을 도입하면 중앙 시스템에 데이터를 전송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업은 이에 수반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내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데이터 업무 전반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주재영 팁코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
주재영 팁코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

나아가 데이터 침해, 랜섬웨어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전한 데이터 접근 방식을 제공하는 데이터 패브릭은 금융 기관이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금융 기관은 데이터 보유 현황 및 데이터에 접근하는 모든 방식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관리하고 적절한 암호화 설계와 데이터 백업 전략을 구축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데이터 패브릭의 또 다른 강점은 더욱 향상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더 이상 상품과 가격에만 의존해 구매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 대신 높은 수준의 인터랙션과 유연한 서비스를 기대하며, 온∙오프라인 채널 변화에 관계없이 항상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 은행권에서 고객과의 인터랙션 증진을 위해 금융 기관 간의 연결과 정보 접근성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오픈 API 활용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적합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만이 이러한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기업은 과거의 인터랙션 데이터는 물론, 내외부의 소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구축해야 고객 여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 기관이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서비스를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엔드 유저 플랫폼에서 고객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는 데이터 패브릭 시스템이 필요하다.

◆개인화 전략 구현을 위한 데이터 패브릭=마지막으로 데이터 패브릭은 자동화를 기반으로 기업에 보다 정확한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과거 은행들은 금융 서비스에 자동화 범위를 확대할 경우,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소외될 것을 우려했다. 오늘날은 기업이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대면 여부에 관계없이 고객에게 충분히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 기술의 등장은 안정적인 운영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자동화 오케스트레이션을 구현함으로써 비즈니스 탄력성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성공적인 자동화는 경쟁력 있는 예측 분석의 기반이 된다. 수많은 데이터 소스로부터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과정은 까다롭고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데, 데이터 패브릭을 도입한 기업은 데이터 거버넌스를 확립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에 대한 종합적인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자동화된 데이터 관리와 데이터 수집에 대한 분산형 접근 방식은 대규모 데이터의 선별 작업 시 저품질의 데이터를 제거해 분석 결과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실제로 국내외 수많은 은행들이 새로운 세대의 고객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패브릭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아시아의 주요 은행인 카시콘뱅크(KBANK)는 모바일 뱅킹 앱을 활성화하기 위해 데이터를 더 빨리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데이터 웨어하우스 방식으로는 복잡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었던 카시콘뱅크는 팁코소프트웨어의 ‘애니 데이터 허브(Any Data Hub)’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새로운 데이터 관리 방식을 구축하고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뱅킹을 실현할 수 있었다.

카시콘뱅크의 고객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데이터 접근을 지원하는 단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든 은행 업무를 모바일 기기에서 보다 손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은행은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이동하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고성능 앱에 필요한 안전성과 더 나은 유지 보수 및 지원, 향상된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디지털 기술 혁신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환경에서 전통적인 금융 기관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데이터는 금융 기관이 미래의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무기다.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데이터 전략으로 비즈니스 방식을 완전히 전환하는 기업만이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금융 기관들이 데이터 중심의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리스크를 관리하고 강력한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방대한 데이터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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