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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행거리 3배 늘어난다”…UNIST, 차세대 음극재 개발

- 조재필 교수팀, 실리콘 계열 소재 내구성 개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고용량 음극재 내구성 문제를 해결한 것이 골자다.

14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특훈교수팀이 고용량 음극재인 실리콘 계열 소재의 내구성을 개선하는 합성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기차가 한 번 충전해 달리는 거리는 탑재된 배터리 용량에 비례한다. 이번에 개발한 실리콘 음극재는 용량이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3배 이상 크다. 수백 번 충방전 이후 소재가 손상되지 않는 내구성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실리콘 음극재는 내구성 이슈로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충방전 때마다 실리콘 부피가 커졌기 때문이다. 구조적 손상은 물론 팽창 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한 폭발위험도 있다. 이에 흑연에 실리콘 소량을 섞어 음극재를 제조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한계 함량은 5% 내외다.

급격한 부피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실리콘 음극재 입자를 최대한 작게 만들어야 한다. 덩어리 실리콘을 잘게 부수는 등의 방식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 교수팀의 합성법은 입자 크기를 1나노미터(nm)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기상증착과정 중 핵 성장 억제가 핵심이다. 음극재를 이루는 입자들은 씨앗 단계인 핵부터 핵에 원자들이 달라붙어 점점 커지는 성장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입자로 완성된다. 이 때문에 핵은 많이 만들되 핵 성장은 억제하면 입자를 작게 만들 수 있다.

실리콘 입자를 둘러싼 실리콘카바이드는 내구성뿐만 아니라 배터리 용량도 높인다. 실리콘이 배터리 전해액과 반응하는 것을 막은 덕분이다. 음극재가 전해액과 반응하면 배터리 용량이 준다. 기존에는 이를 막기 위해서 보호구조체로 감싸는 별도의 공정이 필요했다.

합성된 음극재 부피 팽창률을 측정했을 때 상용 흑연 소재와 유사한 15% 내외였다. 상용 수준의 각형 셀 평가에서도 2800회 충방전 반복한 후에도 초기 용량 91%를 유지했다.

조 교수는 “실리콘 음극재 나노 입자를 만들기 위해 습식공정이나 기계적 파쇄 공정 등이 보편적으로 쓰였지만 이는 원가 상승 문제 뿐만 아니라 성능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합성 기술은 모든 공정이 건식 공정이라 대량 생산이 쉽고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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