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대표 박용근)은 전 세계 19개국 320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1 EY 글로벌 기관 투자자(Global Institutional Investor Survey, GIIS) 6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EY는 보고서를 통해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 시 ESG가 중요한 고려요인이라고 밝힌 반면,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 또한 비재무정보의 품질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Y GIIS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90%는 코로나19 이후 투자 결정 시 ESG 성과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2%는 지난 12개월 동안 ‘녹색회복(green recovery)’이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수혜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답했다.
또한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향후 포트폴리오 및 투자 대상 전반에 걸쳐 ESG 리스크를 보다 면밀히 살펴볼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77%는 향후 2년 동안 기후 변화가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제공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뜻하는 ‘물리적’ 리스크에 대한 분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으며, 이는 2020년 조사 결과(73%) 대비 4%p 증가한 수치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비 9%p 상승한 투자자 80%가 저탄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 이행 과정에서 고탄소 산업의 자산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투자 손실 리스크 등을 뜻하는 ‘이행’ 리스크를 더욱 철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또한 이러한 의사를 바탕으로 기업이 설정한 ESG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부 조치를 실제로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ESG 책임자 또는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가 있는지(53%) △조직문화가 ESG 목표에 부합하는지(52%) △기업이 ESG 보고에 대해 독립적인 제3자의 인증을 받고 있는지(48%)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이사회가 ESG 성과에 대한 감독권한을 보유하고 있는지 또는 경영진 보수가 ESG 성과와 연계되어 있는지를 고려하는 비율은 42%였다.
ESG에 대한 관심 증가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들은 투자금 운영 방식을 구체적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응답자 중 49%만이 투자 접근방식을 새롭게 변경했으며, 44%만이 리스크 관리 전략을 개편했다. 또한 기후 위험과 관련하여 ‘선언적 또는 수사적’ 성격이 아닌,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활동성과를 기반으로 한 ‘성숙도가 높은’ 투자 접근방식을 갖고 있다는 기관 투자자는 44%에 그쳤다.
또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의 ESG 정보의 품질과 투명성에 대해 우려를 표해 기업 또한 공시 수준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SG 측면의 이해와 해석을 기반으로 한 평가방법론에 따른 중요한 재무영향의 보고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 투자자는 응답자의 절반(50%)을 차지해 2020년 조사(37%)에 비해 13%p나 증가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표준화된 ESG 공시 기준도입은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중 89%는 글로벌 표준이 의무화되기를 바란다고 응답했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투자자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ESG 성과를 더욱 중요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ESG에 대한 사회적 기대 수준을 감안할 때 각 이해관계자들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고,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감사인, 표준 제정자, 규제 기관과 함께 투자자 및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ESG 성과를 전략 계획의 일부로 추진해야 할 것이고, 기업은 ESG 리스크에 대해 보다 상세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투자자와 기업 모두가 따라야 할 일관된 글로벌 표준을 마련해 투자자와 기업 모두가 이를 따르도록 하는 등의 명확한 규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