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구글이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준수하기 위해 한국에서 외부결제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고율 수수료 논란에 직면했다. 특히, 웹툰‧웹소설 업계가 강력한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게임업계와 달리 웹툰‧웹소설 업계는 전면에 나서 구글‧애플을 향해 공정한 앱 생태계 조성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게임사는 구글‧애플 매출 순위가 글로벌 게임 흥행에 주요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웹툰‧웹소설 업계는 수수료가 창작자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한국웹툰산업협회와 한국웹소설산업협회를 비롯한 8개 웹툰·웹소설 협단체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구글 외부결제 고율 수수료 문제를 비판했다. 최근 구글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준수하기 위해 외부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외부결제 때 인앱결제 수수료에서 4%p 인하한 최대 26%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들 협단체는 “외부결제 수수료로 평균 6~7%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구글 인앱결제 대비 장점이 사라진다. 이는 구글 인앱결제를 강행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구글 인앱결제 수단에 대해서는 여전히 30%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웹툰‧웹소설 작가 수수료 문제는 국감 때도 지적됐다. 당시 국회에서는 플랫폼사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를 지적했지만, 사실상 앱마켓 수수료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애플은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나머지 10%정도를 가져간다”며 “구글 안드로이드는 5~6%를 제외한 25%가량을 가져간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들 협단체는 앱 내 구매에 대해서 구글 결제 시스템 이외 앱사업자가 자유롭게 결제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앱 내 구매에 대해 구글이 정하는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고, 해당 시스템 내 반드시 구글 인앱결제 수단을 설치 및 유지하도록 하고, 외부결제를 이용하더라도 구글 결제 시스템을 통해 구글에 정산해 26% 수수료를 납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디지털콘텐츠 수익 일부와 결제데이터를 구글에 제공해야 하는 점은 우월적 지위 남용과 데이터 주권 침해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실상 구글 인앱결제를 강행하겠다는 꼼수로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들과 산업 종사자들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구글이 막대한 통행세를 가져감에 따라,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국내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는 큰 피해를 보고 황폐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오는 16일 미국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와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도서관에서 열리는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회 세미나’에 지정토론자로 참석한다. 이날 서 협회장은 구글 고율 수수료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