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시장의 혁신을 불러왔던 핀테크 기반 기업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만나 현재 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8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주최 ‘스타트업 정책토크’에 참여해 규제 혁신 방향성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출신 대표들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특히 토스, 8퍼센트, 두나무 등 문재인 정부 기간동안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를 통해 성과를 이뤄낸 기업들이 오히려 현재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대한 성토에 나서 주목된다. 요지는 금융 규제 완화를 통해 핀테크 시장 확대를 견인했던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가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제3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토스증권 출범과 타다 인수 등으로 기업가치 8.2조원을 돌파한 대표적 핀테크 데카콘 기업 토스 역시 현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토스 이승건 대표는 "저희가 아는 태반이 다 불법이자 비법"이라며 "몇년씩 써서 풀어낸 규제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지금은 잘 되어서 전국민 30%가 쓰는 서비스 연 매출 1조원의 큰 회사가 됐지만 아직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승건 대표는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금융위, 금감원에서 많은 지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기조가 바뀌는 것 같다. 국민 편익을 제공할 게 많은데 규제 방향성이 바뀌는게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만 봐도 앞으로 다시 은행들에게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8퍼센트 이효진 대표도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결정을 독려했다. 이 대표는 "중금리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원스톱 정책은 고무적이었다."며 "다만 라이더 분들이나 택시기사 분들과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께 합리적인 정책을 제공하고 싶지만 리스크 관리상 한계가 있다. 정부랑 같이 손잡고 했을 때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공동 의장 컬리 김슬아 대표는 "규제 전반적인 방향성이 바뀌어야 한다. 포지티브 규제체계로 운영하다보니, 특정 사안에 대해서도 기관마다 의견이 다르다. 우리는 식품사업/운송사업도 한다. 식품 규제는 식약처, 구청에 질의했을 때 각각 다르다. 스타트업은 스피드가 생명인데, 질의하다 보니 1년 정도 시간 가는 일이 생긴다. 전체적으로 방향성이 한번 바뀐다면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이나 당국 관계에서 법을 유연하게 집행해달라"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계기로 핀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서 금융사에게 엄격하게 적용되던 규제를 핀테크 기업에도 확장,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인슈어런스 테크 기업을 비롯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던 기업들 역시 금융당국의 규제에 맞춰 상품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재정비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번 이재명 후보와 만난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러한 정부 및 금융당국의 핀테크 산업 육성 정책 등이 일관성을 잃고 있는게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후보는 "일부가 부정행위를 한다고 하면 사후 통제 방식으로 골라내서 책임을 엄격하게 묻고, 선량한 곳들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관료주의와 감독을 편리하게 하려고 하는 지적 등에 공감한다.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