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리프트 등 글로벌 차량공유 서비스 등장으로 전세계 모빌리티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은 택시 호출 앱 중심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이 불붙고 있다. 콜택시 대신 카카오택시(카카오T)를, 현금 대신 자동 결제를 이용하는 등 ‘택시 플랫폼’은 일상생활에 안착했다. 카카오뿐 아니라 SK텔레콤 등 기술기업이 택시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으며, 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이동 혁신과 함께 택시시장 구조 변화까지 꾀했다. 이에 최근 변화하는 택시플랫폼 산업과 규제 및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가 군림해 온 택시 플랫폼 시장에 우티와 타다가 도전장을 던졌다. 연말부터 3사간 경쟁 본격화로, 현 카카오T 시장독점 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돈다.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8월 초 기준 카카오T에 가입한 택시기사 수는 총 22만6154명으로, 전체의 92.8%를 차지한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16만명으로, 2위 우티 86만명보다 약 12배 많다. 타다는 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을 장악하며 독점하고 있지만, 최근 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규제 리스크와 함께 정치권 공세로 이어지자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독과점‧수수료 질타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서울시는 카카오T를 겨냥해 이용불편 현장 실태조사에 나선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택시기사 대상 유료 멤버십 ‘프로 멤버십’ 폐지를 검토하고, 상생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한 달 내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자 우티와 타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후발주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확대해도, 카카오모빌리티가 견제하기 어려운 대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이다.
다음달 출범 예정인 ‘우티(UT)’는 연내 1만대 우티택시를 확보하고 카카오모빌리티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세울 전망이다. 우티는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글로벌 차량공유기업 우버 합작사 통합 앱이다. 우버와 티맵택시가 결합해 새롭게 선보이는 서비스다.
우티는 승차 거부 없는 자동 배차, 티맵 내비게이션 기반 실시간 최적 경로 안내, 전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하나의 앱 등을 장점으로 부각했다. 다음달 1일 출시 후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가입자를 끌어모을 예정이다.
이에 우티는 1만원 할인쿠폰과 함께 럭키드로우 등 사전이벤트를 실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다. 오는 31일까지 신규 우티 앱을 다운로드 후 회원가입을 완료한 고객에게 ▲LG스타일러 ▲갤럭시Z플립3 ▲다이슨 에어랩 ▲스타벅스 1만원권 ▲UT 택시요금 50% 할인쿠폰 등을 증정한다. 기존 우티 탑승 이력이 있는 고객에게는 1만원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모든 고객은 11월 한 달간 20% 상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타다도 반격에 나선다. 타다금지법으로 주요 사업을 중단해야 했던 타다는 토스를 만나 새 시작을 알렸다. 지난 8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운영사 VCNC 지분 60% 인수를 결정했다.
토스는 12월 리뉴얼된 타다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다. 2000만 토스 고객과 900만 쏘카‧타다 고객 대상으로 확장된 멤버십을 제공해 모빌리티와 핀테크 결합 시너지를 꾀한다.
이를 위해 타다는 이번달 개인택시 기사 대상 대형 승합차 사업 설명회를 열었고, 대형택시 기사로 등록할 경우 최대 4000만원 지원금을 약속했다. ‘타다 베이직’과 같은 대형택시 1000대를 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버‧티맵택시‧타다는 기존에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 카카오T에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얼마나 많은 기사와 승객을 확보하느냐가 주효할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는 이미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만큼, 경쟁력 있는 택시 플랫폼 후발주자들과 규제에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연합군을 형성해 시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티와 타다가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으나, 90% 이상 카카오T 점유율을 뒤엎어 순위를 바꾸기는 당장은 힘들 것”이라며 “오히려 카카오모빌리티는 늘어난 플레이어를 통해 가맹택시 인식 제고와 규제 대응에 한 목소리를 내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