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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리콜 불확실성 종지부?…LG전자-LG엔솔 분담비율, 더 큰 숙제 [IT클로즈업]

- GM-LG, 충당금 8000억원 격차 양사 회계처리 기준 탓
- LG전자-LG엔솔, 1조4000억원 중간값 배분
- 원인 파악 결론 따라 양사 갈등 여지 상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제너럴모터스(GM) 전기자동차(EV) 쉐보레 볼트 시리즈 리콜을 둘러싼 GM과 LG의 비용 정산이 일단락됐다.

GM은 작년 11월과 올해 7월 2차례에 걸쳐 볼트EV를 올해 8월에는 볼트EUV 리콜 발표했다. 2017년형부터 2022형 볼트EV와 볼트EUV 전량을 리콜키로 했다. 약 14만대다. 배터리 화재 위험 때문이다.

볼트 시리즈 배터리는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제조했다.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 배터리셀로 LG전자가 배터리 모듈을 만들었다. GM은 배터리 안전을 확인할 때까지 생산과 배터리 교체도 중단했다. 또 GM은 관련 비용 일체를 LG에 부담시키겠다는 의사를 명확히했다.

지난 12일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리콜 합의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리콜 원인은 “분리막 밀림과 음극탭 단선이 드물지만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졌다”라고 분석했다.

교체 비용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이 중간값을 정해 충당금을 반영했다. 최종 분담비율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귀책 사유를 따져 확정 예정이다. 잠정적으로 LG전자는 2분기 2246억원 3분기 4800억원 총 7046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910억원 3분기 6800억원 총 7710억원을 영업손실로 계산했다.

하지만 양사 충당금은 바로 논란에 휩싸였다. 12일(현지시각) GM은 LG와 합의로 충당금 19억달러(약 2조2800억원)를 3분기 수익으로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LG가 발표한 금액과 8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GM은 “볼트EV와 볼트EUV 리콜 관련 비용을 LG가 상환키로 합의했다”라며 “3분기 19억달러를 수익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해 “LG는 구형 전수교체 신형 선별교체 기준 1조4000억원으로 충당금을 설정한 것이고 GM의 경우 구형 신형 모두 전수교체를 전제로 충당금을 설정했던 것을 환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GM도 LG도 맞는 말을 했다는 뜻이다. 액수 차이는 충당금을 어떤 식으로 회계 처리할 것인지에 있다. 충당금은 장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비용 또는 손실을 미리 회계적으로 적립하는 것을 일컫는다. 업체별로 이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지 최선의 상황을 가정할지에 따라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경우 GM은 최악을 LG는 최선을 염두한 셈이다.

신형 배터리가 들어간 차량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양사 비용 차이를 보면 추정은 할 수 있다. 신형 배터리가 들어간 리콜 대상 차량은 전체 30% 정도로 추산된다. 신형 배터리 탑재 차량 리콜은 진단 소프트웨어(SW)를 사용해 선별 교체다. GM은 이번에 충당금을 다 털었지만 LG는 규모에 따라 추가 충당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충당금 결정에서 주목할 지점은 GM과 LG가 아니라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양사의 향후 사업과 주주까지 얽힌 것이 많다. 절반씩으로 미봉했지만 갈등의 여지가 남아있다. 이번 원인 규명은 GM과 LG 사이이의 일이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제 시작이다.

문제는 어느 쪽도 인정이 쉽지 않다는 점. LG전자는 차량용 부품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올해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 흑자전환을 공언했다. 비용이 증가하면 고객과 주주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동일 시기 같은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셀 전체 안전성이 의심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0월 LG전자로부터 배터리팩 등 제조 업무를 이관 받았다. 기업공개(IPO)도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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