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SK텔레콤의 기업분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오는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기업 분할을 안건으로 상정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1984년 설립 이후 37년만의 기업 구조 혁신이다. 이날 주총에서 인적분할이 통과되면 SK텔레콤은 내달 1일, 2개 회사로 쪼개진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SK스퀘어’를 신설한다. 유무선통신 등 기존 사업을 이어갈 존속회사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ICT 자회사를 이끌 신설회사 ‘SK스퀘어’로 나뉜다. 또, 정관 개정을 통해 액면가 500원인 주식은 1주당 100원짜리 5주로 쪼개진다.
액면분할에 따라 회사가 발행할 주식의 총수는 2억2000만주에서 11억주로 증가한다. 발행 주식 총수도 현재 7206만143주에서 3억6030만715주로 늘어난다.
업계의 관심은 신설될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에 쏠려있다. SK스퀘어는 분할이 완료되면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SK(주) 입장에선 중간지주사다. 신설되는 SK스퀘어에는 SK하이닉스와 SK플래닛, 11번가, 원스토어, ADT캡스, SK플래닛, 드림어스컴퍼니, 티맵모빌리티, 웨이브, 인크로스, IDQ 등 핵심 ICT 자산이 승계된다.
이를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자회사 IPO, 커머스·모빌리티 등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분야에서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존속회사로부터 승계된 투자자산 가치는 약 24조원으로 측정(비상장기업의 경우 장부가 혹은 외부투자 유치 기준)된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신설회사 주주 구성 재배치 시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의 전략적 투자 참여를 언급한 바 있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기업과의 협력도 기대된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 목표는 현재 3배인 75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존속회사인 SK텔레콤에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등이 남는다. SK텔레콤은 기존 유무선통신사업을 기반으로 AI(인공지능), 구독형 서비스(우주패스),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인프라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무선통신분야에선 2021년 2분기 말 기준 48.2%의 시장 점유율, 초고속인터넷 SK브로드밴드(SKT 재판매 포함)는 28.8%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5G 모바일엣지컴퓨팅(MEC), 메타버스, 클라우드 등 통신업 기반 신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중 주목할 만한 것은 5G MEC다. 5G MEC는 서비스 이용자와 가장 가까운 기지국에 소규모 데이터센터(컴퓨팅 인프라)를 별도로 배치해 지연 없는 통신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특히 5G 인프라와 MEC가 결합되면 지연시간은 최대 60% 감소해 로봇, 자율주행, AR/VR 등 기업 간(B2B)시장에서 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전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5G MEC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해 AI, 빅데이터 분석 등 최신 기술 적용도 용이하다.
한편 12일 임시주총에선 주식분할 및 정관 일부 변경,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최규남 기타비상무이사(SK 수펙스 추구협의회 미래사업팀장) 선임의 건 등이 처리된다. 이후 존속법인인 SK텔레콤은 유영상 MNO 사업대표가, 신설법인인 SK스퀘어는 박정호 대표가 이끈다. SK스퀘어로 100명 안팎의 직원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계획이 승인되면, SK텔레콤 주식은 10월 26일부터 한 달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이후 10월29일 신주배정, 11월29일 SK텔레콤은 변경상장, SK스퀘어는 재상장한다.
통상 물적분할은 기업에게, 인적분할은 소액주주에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주입장에선 신설 회사의 주식을 종전 지분율대로 배정받게 된다. 만약 SK텔레콤 주식 20주를 갖고 있다면, 우선 액면분할로 5배 늘어난 총 100주의 주식을 갖게 된다. 또, 분할 비율(0.6:0.39)에 따라 SK텔레콤 주식 60주와 SK스퀘어 주식 39주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