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스템반도체·.D램, 미세화·원가절감 유리 - 낸드, 업계 구조조정 진행…EUV보다 적층 경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반도체 제조사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과 D램 업계는 EUV 노광장비 숫자가 경쟁력으로까지 여겨지는 추세다. EUV 노광장비는 기존 장비 대비 반도체 회로 미세화와 공정 축소에 유리하다.
파운드리 업계는 EUV 상용화 유무로 업계 판도 재편이 끝났다. 점유율 1위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EUV를 도입했다. 7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이 가능한 곳은 TSMC 삼성전자 뿐이다.
양사는 주요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주문을 양분했다. 애플 퀄컴 엔비디아 AMD IBM 등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이미 7nm에서 5nm로 전환 중이다. EUV 도입 전까지는 UMC와 글로벌파운드리 등 파운드리 3위와 4위 업체도 기술 개발 시기는 늦어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EUV 시대 개막은 이 상황을 끝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70.2%다.
인텔이 변수다.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했다. EUV 활용도 예고했다. 업계는 TSMC 삼성전자처럼 프리미엄 시스템반도체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아니라면 다른 파운드리처럼 EUV를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D램은 삼성전자가 작년 EUV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시스템반도체 EUV가 성능에 무게가 실렸다면 D램 EUV는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회로를 새기는 작업 횟수를 줄여 제품 생산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수율을 개선하기도 쉽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EUV 공정을 적용한 3세대 10나노급(1z) LPDDR(Low-Power Double Data Rate)5 D램 양산 라인을 구축했다.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과점 구조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43.3% ▲SK하이닉스 28.2% ▲마이크론 22.7% ▲난야테크놀로지 3.4% 순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이들의 EUV 투자는 시간문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처음으로 EUV를 적용한 D램을 양산했다고 밝혔다. 4세대 10나노급(1a) LPDDR4 모바일 D램 생산을 개시했다. 마이크론은 원론적 입장이다. 도입은 선언했지만 시점은 명확히 하지 않았다. 냔야는 2024년 양산 목표로 EUV 라인 구축에 나섰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상황이 다르다. 낸드 제조사는 미세공정보다 층수를 높이는(적층)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176단 낸드까지 나왔다. 200단 이상을 누가 먼저 쌓을지 경쟁 중이다.
또 낸드 업계는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키옥시아는 기업공개(IPO)와 매각 갈림길이다.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업체도 낸드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EUV 공정은 아직 초기다. 투자비가 만만치 않다. 낸드는 시스템반도체와 D램에 비해 단가가 낮다. 최신 공정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적다. 다른 제조사 인수합병(M&A) 등 저울질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