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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들에 유리한 공공 클라우드 시장”…중소 클라우드업계, 분노 폭발하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차라리 기존 조달 입찰 방식으로 돌아가자. 수의 계약이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 체계에선 오히려 사업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국가 클라우드 대전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중소 클라우드 기업들 사이에선 오히려 불공정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클라우드 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5년 간 8600억원을 투입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IT시스템을 공공·민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안보, 수사·재판 등 중요 업무처리 시스템 등을 제외한 모든 시스템이 민간 클라우드센터로 이전되는 만큼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획득한 기업들의 기대가 컸다.

특히 2025년까지 전체 시스템의 절반이 민간 클라우드센터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CSAP 인증을 받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 업체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인증을 받은 IaaS 업체는 네이버클라우드, KT, 가비아, 스마일서브, NHN, 더존비즈온, 삼성SDS, LG헬로비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9개사다.

하지만 중소 IaaS 사업자들은 실제 사업이 진행되면서 불공정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가장 큰 이유는 지목되는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디지털 서비스 전문계약제도'이다.

현재 디지털 서비스로 선정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존의 복잡한 입찰 과정 없이 수의 계약이 가능하다. 그렇다보니 다수의 리셀러를 보유한 특정 대기업 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장 독점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다.

한 중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대표는 “CSAP를 받으려면 보통 10~20억원의 비용과 약 2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소요된다”며 “신뢰 높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인증하는 전문기술제도를 만들어 놓고 결국 우리같이 작은 기업은 공공기관에 영향력이 큰 수십개의 SI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구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 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까지 공공 클라우드 프로젝트에서 전체 시장의 계약규모 기준 97% 이상을 차지했다. 수백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을 수주한데 따른 것이다. 시스템에 등록된 네이버클라우드의 재판매기업(리셀러)도 20여개에 달하는 반면 가비아, 스마일서브 등 중소기업의 리셀러는 한 곳도 없다. 이밖에 KT가 9개, NHN이 1개에 불과하다.

그는 “이는 마치 변호사 자격증을 한명이 따서 20명이 동시에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네이버 자격증은 20개 업체가 나눠 쓸 수 있고, 중소기업은 하나의 자격을 혼자서 써야 하는 불공정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 관계자 입장에서도 중소기업보단 대기업 서비스를 쓰는 것에 안도감을 느낄 것”이라며 “97% 라는 수치에서도 볼 수 있듯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1위 기업이 독식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수의계약이 가능한 현재 상황에선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어떤 공공 클라우드 사업이 발주되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에 공공기관의 수요예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던지, 아니면 차라리 기존 방식의 조달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더 공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특정 기업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될 경우, 보안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의 전산시스템이 특정 데이터센터에서 운영되는 것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과 같은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보안의 기본은 리스크 분산인데 정부 클라우드 시스템을 한 업체 인프라에서만 운영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최근 미국 국방부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멀티 클라우드 인프라 채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2015년 만들어진 클라우드 발전법의 목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법 제정 당시 정부·공공분야의 클라우드 활용을 권장해 국내 클라우드 기업 육성과 산업 전체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목적이 컸지만 현재 상황은 신규 진입은 커녕 기존 기업들도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공정한 분배가 어렵다면 차라리 예전처럼 최저가 입찰을 하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특정기업이 계속해서 독식할 경우, 공공기관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집니다. CSAP 인증을 반납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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