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주요 정보기관과 국방부 등 미국 연방정부가 최근 클라우드 도입을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클라우드 1, 2위를 다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다. 이들은 소송도 불사하며 유례없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MS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100억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업체로 AWS를 선정하자 미 회계감사원(GAO)에 항의서를 제출했다. GAO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이번 NSA 계약의 코드명은 ‘와일드앤스토미(WildandStormy)’로 기밀 데이터 저장소를 현대화하는 내용이다.
특히 이번 NSA의 클라우드 사업은 미국 정보기관 17곳이 지난 1년 간 발주한 클라우드 사업 중 수십억 달러 이상 계약 가운데선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가장 큰 사업은 지난해 11월 중앙정보국(CIA)이 AWS, MS, 구글, 오라클, IBM 등 5개 회사와 체결한 수백억 달러 규모 상용 클라우드(C2E ; Commercial Cloud Enterprise) 계약이다.
MS 측은 미국 정부 관련 매체인 넥스트거브에 “GAO를 통해 행정 항의를 제기했다”며 “우리는 법적 권리를 행사하고 있으며,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GAO는 오는 10월 29일까지 관련 내용을 심사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MS의 항의서 제출은 앞서 MS가 국방부의 클라우드 계약을 수주했지만 AWS이 계약의 불공정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계약 자체가 취소한데 이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국방부가 100억달러 규모로 발주한 인프라 현대화 사업인 ‘제다이(JEDI)’의 최종 사업자로 MS가 선정됐으나 AWS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개입을 비판하며 국방부를 대상으로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과 이의제기 소송을 제기해 결국 사업이 취소된 바 있다.
지난달 국방부는 제다이 프로젝트를 전격 취소하는 대신 새로운 클라우드 프로젝트인 ‘합동전투원 클라우드 역량(JWCC)’ 사업을 발표했다. 제다이 사업의 경우, 단일 기업이 전체 사업을 수주하는 ‘승자독식’ 구조였다면, JWCC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클라우드를 공급받는 방식으로 다자협업 방식으로 진행된다. AWS와 MS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MS 입장에선 독식이 가능했던 사업이었던 만큼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의 클라우드 인증 프로그램인 페드람프(FedRAMP)에 따르면, 올해 인증을 획득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2년 전 100개에서 2배 이상 증가한 230개로 늘어나는 등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AWS는 가장 먼저 클라우드 사업을 시장한 선두기업으로 미국 공공기관이나 국방부, 정보기관에서도 지배적인 클라우드 제공업체다. AWS는 2013년 CIA와 6억달러 규모의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C2S ; Commercial Cloud Enterprise)를 체결하며 미국 정보기관에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정부기관에 본격적으로 클라우드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MS 역시 AWS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공공 조달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앞서 MS는 2016년 증강현실(AR) 헤드셋 기반 군용 전투·훈련체계를 개발하며 미 육군에 공급했으며, 2018년에는 미 국방부와 연방조달청(GSA)이 발주한 국방 사무 솔루션 사업에 오피스365를 공급하는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미 정보기관이나 국방부 등 정부사업의 확대는 결국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주도권 잡기에 유리하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같은 대형 공공 프로젝트의 수주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양사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