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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임시국회선 꼭…” 중소상공인 ‘온플법’ 제정 촉구 이유는


- “과도한 수수료·광고비 부담…현실은 상생 아닌 들러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외식업·숙박업·가맹점을 운영하는 중소상공인들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거대 플랫폼에 입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수수료·광고비 부담으로 시름을 앓고 있고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대한숙박업중앙회·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중소기업중앙회 상생룸에서 ‘8월 임시국회 온플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소위 ‘갑질’에 대한 입점업체 무방비 상태를 국회가 방치하지 말고 입법을 촉구한다는 목소리다.

온플법은 비대면 시대 플랫폼 기업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플랫폼 ‘갑질’에 따른 입점업체 및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한 법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월 국회에 제출했다.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그 행위를 구체화하고 계약서를 작성, 플랫폼 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 시 정부가 제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산업 질서가 급격히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중소상공인들은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하면서 비대면 판로를 확대해 중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도한 판매수수료와 광고비로 이전보다 더 남는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송유경 중소기업중앙회 유통산업위원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온라인플랫폼 독점적 지위는 강화되고 있지만 입점 중소상공인 피해는 날로 커지고 있다”며 “작년 6월부터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지난 1월 입법 발의됐는데 이후 진척이 없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온라인플랫폼 시장 성격을 고려할 때 (법안 마련은) 이미 늦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다수 플랫폼 기업들은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플랫폼 기업들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이들이 수단으로만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앱과 숙박앱은 물론 대리운전, 헤어샵 예약까지 범위를 넓히며 수수료율 전가와 함께 오프라인 시장 설 자리를 뺏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판매수수료와 광고비, 검색 결과 노출 기준 등 주요 거래 조건을 표준계약서화하여 플랫폼 사업자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 분쟁을 예방할 수 있도록 신속한 법안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숙박업 중소상공인들은 과도한 수수료율에 대한 피해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장은 “배달앱 수수료가 6%라는데 이 정도면 숙박업자들은 행복하다고 할 것”이라며 “숙박앱에선 최저 15% 수수료와 광고료까지 포함해 매출 40%에 육박하는 금액을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숙박앱은 야놀자·여기어때가 시장을 독과점 하고 있어 다른 기업들의 진입이 쉽지 않다. 정경재 중앙회장에 따르면 이들은 직영점 및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앱 내 최우선 상단에 노출시키고 쿠폰을 지급하는 마케팅을 진행한다. 주변 숙박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광고를 할 수밖에 없고 최저가 경쟁마저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정 회장은 “야놀자는 코로나19에도 최근 5년간 매출이 10배 성장하고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숙박업체 매출은 반토막나고 숙박요금은 2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며 “기존 산업이 몰락하고 있는데 플랫폼 기업은 신산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갖은 횡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및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이번 온플법 제정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먼저는 첫 단추가 꿰어져야 이후 다방면 논의로 새로운 형식의 불공정거래를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이유다. 서치원 변호사는 “입점업체 지위향상과 거래조건 개선을 위해 단체구성권·단체교섭권 부여, 신속한 고충처리와 분쟁조정절차, 피해구제를 위한 단체소송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온플법 입법 지연 원인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선 각 부처간 협업을 통해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규제 권한을 놓고 두 부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공정위는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대한 ‘갑질’ 방지에, 방통위는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두고 있다.

참여연대는 “온라인플랫폼 사업자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폐해와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정부부처 핑계로 입법을 미루고 있다”며 “8월 임시국회에서, 늦어도 정기 국회에선 법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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