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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변회 “법률플랫폼 전면금지해야…변호사 종속 의도”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변호사 소개 플랫폼은 변호사를 종속하려는 의도를 갖고 실제 변호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침탈하는 결과를 낳을 것.”

국내 지방변호사 단체 중 최대 규모인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변회)가 로톡 등 법률플랫폼에 대해 “규제보다 그냥 금지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강경 자세를 취했다.

서울변회는 19일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변호사 소개 플랫폼은 ‘변호사가 아닌 자와의 동업을 금지’한 변호사법 제34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정욱 서울변회 회장<사진>은 “삼성이나 구글과 같은 대기업이 서초동에 법조타운을 만들고 여러 변호사들에게 광고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고 있다면 그것을 합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법률 플랫폼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 법조 시장은 전체 규모가 6조원밖에 되지 않고, 거대 자본이 마음만 먹으면 장악하는 게 어렵지 않다”며 “그 시작이 바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변회는 현행 변호사법에서 금품 등을 받고 변호사를 소개 및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법률플랫폼이 이 규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김기원 서울변회 법제이사는 “로톡 등 법률플랫폼은 소개·알선이 아닌 광고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변호사들과 동업관계에 있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했다.

변호사가 아닌 자가 변호사로부터 수수료 등 대가를 받으며 일종의 동업으로서 변호사를 계속 홍보하는 것이라면 단순 광고가 아닌 소개·알선 행위라는 것. 오히려 플랫폼과 변호사 회원은 ‘느슨한 형태의 고용주와 근로자’에 가깝다고 봤다. 플랫폼에서 별점제도를 통해 변호사들이 업무성과를 평가받는 등 변호사 회원들이 광고주로서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는 지위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법률 플랫폼 금지가 법률과 IT기술이 접목된 리걸테크(legaltech) 발전을 저해할 것이란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이사는 “AI 리걸테크의 경우 부분적으로 혁신이라고 동의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가 변호사에게 접근하는 경로를 장악해 통행세를 받는 소개 플랫폼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의료기술과 군사기술의 발전을 위해 병원 운영이나 용병단 운영을 허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봤다.

서울변회는 궁극적으로 법률 플랫폼이 변호사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잠탈할 위험이 있고, 사법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플랫폼을 소유한 세력과 관련된 사건에 법원과 변호사들이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게 될 것이며, 변호사 단체의 징계나 대정부 견제 업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주식회사들이 법조계를 지배하는 우회로가 생길 것이란 우려다.

서울변회 측의 대안은 공공 법률 플랫폼이다. 사기업에 의한 변호사 소개 플랫폼은 변호사법 위반인 만큼 공공성을 갖는 ‘변호사 정보 제공 센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센터는 ▲무수익 원칙 ▲전관예우, 허위, 과장 등 위법한 광고내용 자체 검열 및 차단 ▲사무장 상담, 명의(아이디) 대여 행위 등에 대한 신속한 조사 및 징계 등 조치 등의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이사는 “효과적인 변호사 정보 제공 센터 구축을 위해 회원 및 전문가, 소비자 등의 의견을 여러 방식으로 수렴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변회가 공공 정보 시스템 구축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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