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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머지런 사태, 낮은 투명성이 불러온 사태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지난 광복절 연휴 동안 ‘머지런’이라는 단어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뱅크런’(은행 예금에 대한 대량의 인출요구가 발생하는 사태)과 닮은꼴인 모습에서 붙은 말로, 머지플러스의 애플리케이션(앱) ‘머지포인트’가 서비스 사용처를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사용자들이 포인트를 환불해달라고 머지플러스를 찾았습니다.

머지포인트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애당초 다단계 사기수법인 ‘폰지사기’에 불과했다는 비판론부터 이를 방치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 불안한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에 대한 힐난 등입니다.

머지플러스는 문화상품권, 신세계백화점상품권 등과 같은 ‘상품권 판매자’입니다. ‘페이’ 사업자와도 성격이 유사합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상품권을 20%에 달하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사업을 키워왔습니다. 8만원으로 10만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인데, 이와 같은 사업 전략으로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제는 현행법에서 2개 이상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상품권을 발행하려면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는데,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의 시발점입니다.

서비스 축소 발표 이후 머지런 사태가 발발, 지속함에 따라 머지포인트의 미래는 불분명하게 됐습니다. 지난 10일 머지플러스가 5대금융그룹으로부터 기업가치 4500억원 수준으로 인정받았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의 일입니다.

여러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공통된 것은, ‘머지플러스의 사업이 지속 가능한 게 맞았나’ 하는 의문과 그에 대한 비판입니다. 머지플러스의 재무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이용자에 대한 환불 여력은 있는지 등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인데, 이는 정보기술(IT) 업계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다수 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로봇, 드론 등 사업을 한다고 나섰습니다. 많은 기업의 각고의 노력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하기 민망한 수준의 ‘구호’에 그치는 기업들도 적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법·제도 변화로 수혜를 누린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실적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거나, 재무제표 공개를 피하기 위해 법인 형태를 바꾸는 외국계 기업도 있습니다.

실체 없이 ‘꿈’만을 파는 기업도 있기에 기업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곤 합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수소전기차 기업 ‘니콜라’가 좋은 예입니다. 니콜라의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은 지난 7월 29일 증권사기와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혹자는 머지포인트 사태는 투명성 부족이 불러온 참극이라고도 말합니다. 머지플러스가 지속 가능하다는 객관적인 지표가 있었다면 머지런이 발생하지 않았을 테고,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이 있었다면 그만큼 많은 이들이 사용하지도 않았으리라는 주장입니다.

[이종현 기자 블로그=데이터 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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