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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각형 배터리 전문가 찾습니다"…업계 '촉각'

- 높은 안정성 및 대량 생산 적합…폭스바겐도 비중 확대 예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강화 작업을 이어간다. 파우치에 이어 각형 배터리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시장 수요에 대응하면서 특정 고객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다. 각형이 주력인 삼성SDI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8일부터 ‘배터리 연구원 공정개발’ 경력사원을 채용 중이다. 기한은 오는 18일까지로 3년 이상의 경력이 필수다. 모집 대상에는 각형 배터리 ▲부품 개발 ▲구조 설계 ▲용접기술 개발 등을 포함했다.

이번 공고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당장 각형 비즈니스를 한다기보다는 미래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여러 형태를 검토하는 차원이다. 상업화 시점은 미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이 파우치 배터리를 메인 제품으로 내세웠다. 파우치형은 높은 에너지 밀도와 부피 최소화 등이 장점이다. 반면 생산성과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부분이 단점으로 꼽힌다.

1세대 전기차는 개조형 또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많았다. 내연기관차에 남는 공간에 배터리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에 완성차업계는 공간 활용이 유리한 파우치 배터리를 선호했다. 다만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제품이 출시하면서 배터리 부피보다는 내구성과 안정성을 중시하게 됐다. 각형 배터리 비중이 확대된 이유다.

각형 배터리는 무게와 공간성에서 아쉬운 대신 높은 안정성과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은 오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 비중을 80%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각 캔 모양인 만큼 배터리 모듈을 제거한 셀투팩(CTP) 구현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향후 각형을 채택하는 업체가 많아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트렌드에 맞춰 제품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는 “다양한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의 각형 인재 모집에 촉각을 기울이는 건 삼성SDI다. 삼성SD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해당 분야에서는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삼성SDI는 경쟁사에 연구원을 빼앗긴 전적이 있다. 각형 배터리에 집중하는 스웨덴 노스볼트가 복수의 삼성SDI 출신 직원을 데려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공고를 통해 삼성SDI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중국 BYD와 배터리 업계 4~6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경력 이직이 이뤄질 경우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전의 시발점도 직원 이동이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점점 커질수록 인재 영입 전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업체마다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5일 오재창 전 현대차 전략투자팀장과 최경환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을 각각 인수합병(M&A) 담당 부사장, 차세대 배터리 개발센터장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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