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 진출을 공식화한 삼성SDI가 공장 부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복수의 주정부와 논의한 뒤 지역을 선정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딕 더빈 미국 연방 상원의원은 “삼성SDI가 일리노이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SDI 경영진이 일리노이 주지사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지난달 열린 2021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부터 전기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미국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단계지만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SDI는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팩 공장을 두고 있으나 배터리셀 생산라인은 없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연이어 미국 증설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양사는 각각 제너럴모터스(GM), 포드와 합작사(JV)를 세우고 공동 투자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도 연내 투자를 확정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삼성SDI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발표했듯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미국 진출을 고려 중”이라며 “해당 미팅은 검토 차원에서 적정 지역 선정을 위한 일환으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업계와 외신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전기차 데이’를 개최한 스텔란티스와의 JV 설립한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사인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과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비안은 일리노이주 노멀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SDI 자체 공장이 구축될 수도 있다.
삼성SDI 경영진은 일리노이주 방문을 시작으로 여러 주정부 관계자를 만나볼 예정이다. 지역별 인센티브와 고객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도 미국 투자를 선언하고 부지 물색을 진행 중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약 20조원을 들여 미국에 5나노미터(nm) 기반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뉴욕주 등 다양한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작년 말부터 논의가 이어진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