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합작공장을 지을 전망이다. 양사의 배터리 동맹이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하우 타이탕 포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JP모건 컨퍼런스에서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법인(JV)이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5월 배터리 JV ‘블루오벌SK’를 세우기로 했다. 총 6조원을 투입해 미국에 생산능력(캐파) 6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구축할 방침이다.
포드는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고객사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라이트닝’ 등에 탑재할 배터리 생산을 위해 미국 조지아 1~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1분기 양산에 돌입하는 1공장에서 니켈·코발트·망간(NCM)9½½ 배터리가 생산된다.
이번 발언으로 양사의 협업은 유럽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1공장을 운영 중이며 2공장은 가동을 앞두고 있다. 헝가리 이반차에는 3공장을 짓는다. 3개 공장이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 유럽에서만 50GWh 내외 캐파를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블루오벌SK의 공장까지 들어설 경우 100GWh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포드와의 협력 확대를 암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021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블루오벌SK 캐파를 60GWh에서 180GWh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포드와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미국과 유럽 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 SK이노베이션의 계획된 캐파 달성은 무리 없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를 목표로 증설을 추진 중이다.
한편 포드는 자체 배터리 생산체제도 갖출 계획이다. 포드는 2030년까지 240GWh의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과의 JV와 별도로 배터리 공장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