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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21 금융IT⑱] 빅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경쟁 …점점 더 치열해지는 이유

-“데이터 비즈니스 성패와 직결”… 금융권, ‘빅데이터 플랫폼’ 고도화에 총력
-삼성생명∙카드 등 삼성금융그룹 ‘통합 플랫폼’ 전략에도 관심 고조
-보험업계, ‘건강 데이터’ 결합… 혁신서비스 가속화 예고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 기자] 데이터가 이제 기업의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다. 영혼까지도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AI(인공지능)기반 데이터 분석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튼튼한 물적 인프라가 필수적으로 전제돼야한다. 그 물적 인프라의 핵심중 하나가 ‘빅데이터 플랫폼’(Big data Platform)이다. 최근 금융권이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초개인화된 금융서비스는 빅데이터 플랫폼의 고도화 덕분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왜 중요한가

금융권이 2~3년전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빅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전략은 금융권이 지향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의 출발점이다. 데이터 비즈니스의 1차적 토대가 바로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이 체계를 정교하게 갖춰야만 금융회사는 AI를 통한 경쟁력있는 금융 고도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데이터는 질(質)도 중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양(量)도 중요하다. 일단 데이터의 볼륨이 커야한다. 이를 정제하고 질높은 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은 그 다음 문제다.

금융회사들은 최대한 데이터 볼륨을 키우기위해 자체 데이터의 인프라의 정비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합종연횡’ 전략에 나서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은 하나의 정형화된 체계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야하는 기간 인프라다.
지난 수년간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업종을 불문하고 ▲빅데이터 플랫폼 인프라 구축 ▲ 정형∙비정형 데이터 수집환경 구축 및 검증 ▲비즈니스 분석 과제 수행 및 시각화 구현 등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데이터 수집부터 활용까지 생명주기 자동화 및 관리체계를 구현해 데이터 품질을 확보하고, 고객성향 분석 모델링을 통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마이데이터’시대의 개막과 함께 ‘비정형 데이터’의 활용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의 빅데이터 플랫폼 관련 IT투자도 더욱 그 강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아울러 클라우드 전환이 확산됨에 따라 ‘DB 현대화’ 등 기술적인 대응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 ‘빅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경쟁… “일단 덩치를 키워라”

금융권이 빅데이터 플랫폼의 고도화를 가급적 빨리 구현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 뿐만 아니라 대형 금융그룹들간의 ‘원앱 – 락인(One App - Lock in)’ 경쟁에서 하루빨리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제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금융권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중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사업은 농협이 추진하는 ‘범 농협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이다. 농협은 올해 ‘범농협 빅데이터 플랫폼’과 ‘농업인포털정보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디지털 혁신을 속도감 있게 펼쳐나갈 계획이다.

농협은 ‘범농협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을 위한 5개월간 시스템 구축 방법론을 도출하고 2022년에는 전농협 계열사들이 공동 사용하는 빅데이터 플랫폼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그림> 농협금융지주
<그림> 농협금융지주

구체적으로, 농협금융만의 강점인 하나로마트·NH멤버스 등 방대한 유통 데이터를 확보해 금융 데이터와 연계하고, 한발 더 나아가 외부 비식별 정보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측은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에 애드테크, 마켓센싱 등 최신 데이터 분석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금융+소비+Digital채널(포털, 소셜미디어 등) 이용행태'를 융합한 농협금융만의 차별적인 고객 분석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생애 전반에 걸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농협은행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소스 분석 플랫폼’ 구축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1년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농협은행은 사일로(Silo) 별로 진행돼왔던 분석 환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삼성금융그룹 계열사, 공동 빅데이터 플랫폼에 초미 관심

현재 금융권의 빅데이터 플랫폼 경쟁은 KB, 우리, 신한, 하나 등 대형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함께 시장의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다. 이미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는 올해 4월, ‘통합 플랫폼’ 전략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4월1일 삼성생명은 공시를 통해, 삼성카드와 공동시스템 구축, 운영 비용 분담을 위해 삼성카드에 142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화재도 공동시스템 구축, 운영을 위해 삼성카드에 173억원을 지원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생보와 손보 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볼륨을 자랑하는 두 회사와 함께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이 참여하는 구도다. 결국 이러한 공동시스템 구축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 금융 플랫폼’으로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금융 계열사중 통합 플랫폼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할 은행 계열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통합 금융 플랫폼’을 단단히 구축해놓고, 향후 은행과 제휴 전략을 제시한다면 국내 은행들로서 삼성의 통합 금융 플랫폼 만큼 강력한 초우량 파트너를 찾기는 힘들다.

삼성금융 계열사들을 묶는 ‘통합 앱’이 가시화됐을 경우, 5월말 현재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을 다 합치면 고객수는 무려 3200만명(중복 포함)에 달한다. 메머드급 볼륨을 자랑한다. 아직 시기적으로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삼성 통합 금융 플랫폼’은 연내에는 구체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빅데이터 플랫폼 강화 방향은?

개별 금융회사들의 빅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현황을 살펴보면 질적, 양적 성장 모두를 지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데이터 수집(Data Aggregator)시스템’ 구축을 올해 주요 IT전략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 개방 금융∙공공데이터 및 전자공시(DART)데이터 수집(금융위원회), 정부 공공 마이데이터 본 사업 수행 (행정안전부), 전행 공통 외부데이터 수집 기능 구축(OpenAPI) 등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다른 금융사들도 우리은행처럼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이동권’을 전제로 한 다양한 연계사업을 위한 비슷한 사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올해 1월부터 고객행동 정보를 AI로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금융결제원과 제휴해 빅데이터 기반 골목상권 지원 모델을 발굴하는 등 내·외부 데이터 결합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활용했던 고객 인적정보와 거래정보 등 정형데이터와 상담내역(음성), 입출금내역(텍스트), 인터넷·스마트뱅킹 이용내역(로그) 등 모든 채널의 비정형 고객행동 정보를 AI로 분석해 개인별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이어 지난 5월,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카드,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한화손보, NICE평가정보 등 관련 기업들은 국내 초대형 민간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위한 금융트렌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데이터 수집⋅적재⋅유통을 위한 가명처리 프로세스 간소화와 공동연구개발, 데이터 공유⋅활용과 판매에 협업하기위한 차원이다.
<사진> 우리은행
<사진>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빅데이터 분석 고도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처음 도입한 ‘HAI(인공지능 기반 금융플랫폼)의 자연어 처리 시스템’ 도입과 함께, 지난 3월부터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고도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내부 빅데이터 전문 조직인 AI 빅데이터섹션과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공동으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내재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자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 자금관리 리포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자금관리 리포트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금융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을 정밀 분석한다. 월간 거래를 분석해 ▲월별 잉여자금산출 ▲입출금 거래 분석 ▲출금 성향 분석 등 개인화된 리포트를 매월 초에 제공한다. 이러한 AI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하나은행 거래뿐 아니라 오픈뱅킹, 소비성향 데이터 등 외부 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한다. 하나은행은 이러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 등 디지털 개인자산관리(PFM)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결제원은 지난해 10월, ‘금융권 공동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금융결제원이 보유한 대량의 금융결제 데이터를 통합 분석, 개방 및 결합하는 공유인프라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국내 전 은행과 금융결제 데이터의 융복합 활용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 핀테크기업 등에 빅데이터, AI 관련 신규 사업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오픈파이낸스 시대에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촉진하고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관련 금융결제원은 올해 5월21일부터 데이터 결합 서비스 등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전용 웹사이트(combine.datop.or.kr)를 공식 오픈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금융결제원은 올해 8월 오픈 예정인 ‘데이탑(Datop)’과 연계할 계획이다. ‘데이탑’은 금융결제원이 보유한 대량의 데이터(일평균 약 2.3억건)를 비식별화 기반으로 통합하여 분석, 개방 및 결합하는 ‘금융권 공동 데이터 플랫폼’이다.

◆2금융권 빅데이터 플랫폼, 특화전략에 주목

2금융권은 데이터 볼륨 경쟁에서 은행권에 밀린다. 따라서 데이터 제휴 전략도 단순히 양적인 확대보다는 보험, 카드 등 업종별로 비즈니스 레버리지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특화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빅데이터 플랫폼 전략을 최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권 다음으로 빅데이터 플랫폼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금융업종은 보험업계다. 보험업계는 이미 헬스케어 정보를 활용한 보험료 산정, 보험사기방지, 보험 RPA와 자동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보험사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 전략을 강화해 왔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이종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보험산업의 특성상 데이터 분석의 니즈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헬스케어산업의 급속한 확장으로,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사들의 빅데이터 분석 전략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점이 주목된다. 그동안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많은 공을 들여온 국내 보험사들은 올해에도 기능 개선 등 고도화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한 내재화외 보험과 특화된 데이터 비즈니스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2021.5.21.) 데이터 경제시대의 보험산업 혁신방안 세미나 <사진: 손해보험협회>
(2021.5.21.) 데이터 경제시대의 보험산업 혁신방안 세미나 <사진: 손해보험협회>

KB손보는 지난해 9월 보험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자문 및 판매 서비스'에 대한 부수업무 자격을 획득했다. KB손보는 자사가 보유한 고객 신용정보와 외부 데이터를 비식별정보 형태로 결합한 뒤, 빅데이터 분석으로 업권별 상권분석 등 자문 서비스와 관련한 데이터를 카센터, 병원 등에 제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데이터는 자동차와 의료 데이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동차 사고 및 고장, 병원업종 이용 현황 등 관련 데이터를 이용해 자동차 관련 업종이나 병원에서 정교한 매출분석이 가능해진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3일 발표한 보건의료 데이터·인공지능 혁신전략에 따르면, 위암과 대장암, 폐암 등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의 임상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하는 'K-캔서(Cancer·암)' 사업을 추진한다. 보험업계 입장에선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등 공공데이터와 병원 임상 빅데이터 등을 포괄하는 보건의료 데이터는 의료기술 혁신이나 바이오헬스 산업 측면에서 가치가 매우 높았지만 낮은 데이터 표준화‧품질관리,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으로 실제 활용도는 낮은 실정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등을 통해 보건의료 공공데이터를 한해 5000건 개방하고, 'K-Cancer' 빅데이터를 시작으로 심뇌혈관 질환, 신종감염병을 포함한 호흡기 질환 관련 빅데이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유전체 등 바이오 정보, 병원 임상기록, 공공보건의료데이터를 중심으로 3대 원천 데이터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용카드업계는 독자적인 빅데이터 플랫폼 강화외에 이 업종과의 제휴를 통한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확산에 적극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열 카드사들은 모그룹과의 통합 플랫폼 전략과 함께 이업종과의 과감한 동맹(얼러아언스)을 통한 외연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올해 7월 발간한 <2021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수록된 내용을 일부 요약한 것입니다. 편집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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