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석방 불구 삼성전자 불확실성 지속 - 사면과 달리 경영 참여 제약…법무부 추가 승인 필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법무부가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를 결정하기 위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가석방 대상에 포함했다. 삼성전자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삼성전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가석방은 사면과 달리 경영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탓이다.
9일 법무부는 가석방심사위를 진행했다. 가석방 심사는 형기의 60%를 채운 수형자가 대상이다. 이번 심사위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포함 여부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관련 지난 1월 징역 2년6개월 실형이 확정돼 수감됐다. 구속 기간 등을 합쳐 지난 7월 형기의 60%를 채웠다. 여론과 재계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및 사면을 일부 시민단체는 만기 출소 및 사면 불가를 주장해왔다.
법무부 박범계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 대상에 포함했다”라며 “사회의 감정·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출소한다.
이 부회장 가석방 심사 통과와 별도로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는 지속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양날개가 제대로 날갯짓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달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스마트폰은 세계 1위가 흔들리고 있다. 이 부회장 부재로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생겼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세계 2위다. 세계 1위는 TSMC다. TSMC는 미국 일본 투자 일정을 확정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쉽사리 투자 등에 대한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반도체 사업구조 재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1위 인텔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매각하고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했다. 메모리반도체 경쟁자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합병(M&A)해 삼성전자와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ARM을 M&A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AMD는 자일링스를 M&A해 품목을 다변화한다. 삼성전자는 M&A 원칙만 세웠을 뿐 진전이 없다.
스마트폰은 불안한 1위다. 화웨이 추격은 떨쳤지만 미국 제재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다. 화웨이 빈자리는 애플과 샤오미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중국 인도 미국 세계 3대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중국 인도는 샤오미 미국은 애플에게 발목을 잡혔다. 이들에게 1위를 내줘도 이상하지 않은 처지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도 난항이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2017년 하만 M&A에도 불구 매출과 수익 확대가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가석방은 정상적 경영 참여가 불가능하다. 가석방은 말 그대로 임시로 석방 상태다. 잔여 형기 동안 해외 출장 등도 어렵다. 유죄 기록 등도 그대로다.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았다. 특가법 14조에 적용 여부에 따라 향후 5년 취업제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법무부 장관 승인이 있어야 면책된다.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삼성전자는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재계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제 5단체장은 오는 11일 정부에 이 부회장 특별사면을 다시 요청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