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쓰레기가 보물로"…韓, '600조원' 폐배터리 공략 '시동'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1-08-09 17:21:30
- 배터리 3사 및 포스코 GS 두산 성일하이텍 도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급성장 중이다. 시장이 확대되고 환경 이슈와 맞물리면서 폐배터리 대한 관심도 커졌다. 국내에서는 배터리 3사는 물론 다양한 업체가 뛰어들었다.
9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 후 배터리 시장규모는 2030년 2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국내 폐배터리 배출량은 작년 4700여개에서 2025년 1만3000개, 2030년 8만개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완성차업체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수요 대응을 위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증설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부터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폐배터리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과 사용 후 배터리로 나뉜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불량품 비중이 높다. 주요 배터리 업체는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을 높여가는 단계다. 활용법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자전거 등에 쓰는 ‘재사용(reuse)’과 원료를 회수하는 ‘재활용(recycle)’로 구분된다.
국내 업체들이 선점에 나선 분야는 재활용이다. 리튬을 비롯한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메탈의 안정적 수급에 기여할 수 있는 덕분이다. 그동안 외산 의존도가 높았던 품목이다. 메탈 가격이 급등세인 점도 한몫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에 투입되는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을 확보했다. 수산화리튬은 올해에만 가격이 86% 올랐을 정도로 귀한 소재다. 재활용이 가능해지면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만든 합작사(JV) 얼티엄셀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과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 그룹과도 협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 오창과 폴란드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에코프로씨엔지가 원료 추출하는 구조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전문기업 피엠그로우에 지분 투자하면서 발을 걸쳤다.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성일하이텍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전북 군산 1~2공장, 헝가리 1~2공장과 말레이시아 폴란드 중국 등에 법인을 두고 있다. 향후 인도와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미 전기차 10만대 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포스코 GS건설 두산중공업 고려아연 영풍 등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눈길을 두고 있다. 포스코는 전남 광양에 폐배터리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GS건설은 경북 포항에 시설을 조성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화학제를 사용하지 않고 탄산리튬을 회수하는 공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폐배터리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원료 조달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폐배터리 활용 능력을 키우면 ESG 경영과 공급망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재사용 분야를 준비하는 업체들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 용도로 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자동차 한화큐셀 OCI 등도 폐배터리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연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전남 나주, 제주도 등에 폐배터리 관련 센터가 마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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