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기반 운영체제(OS) ‘윈도365’가 출시 초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윈도365 흥행을 계기로 클라우드 PC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출시한 윈도365는 출시 하루 만에 무료 평가판 제공이 종료됐다. MS가 무료 평가판을 위해 준비해뒀던 클라우드 서버의 용량이 바닥난 데 따른 결과로, 9일 현재까지 무료 평가판 제공은 중지된 상태다.
윈도365는 MS의 클라우드 ‘애저(Azure)’에 ‘윈도10’을 구축하고, 이를 웹브라우저로 접속하는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이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운영하던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를 MS가 대신 제공해주는 개념이다.
윈도365의 경우 사용자를 최대 300명까지 추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무제한으로 추가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모델로 구분된다. 한 번 구매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던 기존 윈도에 비해 월간 구독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중앙처리장치(CPU), 램(RAM), 스토리지 등 성능에 따라 결정된다. 가장 낮은 옵션인 1코어 CPU, 2기가바이트(GB) 램, 64GB 스토리지의 경우 월간 구독료 3만2400원이다. 라이선스를 이동할 수 없는 ‘윈도 하이브리드 혜택’을 이용한다면 최저 2만7000원이다.
윈도365 가격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난립하는 중이다.
OS의 가격만 생각한다면 저렴하다고 할 수 없는 가격이다. MS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윈도10 홈(Home) 버전의 가격은 20만8000원다. 공식 리셀러를 통해서는 한 번 구매후 제한 없이 영구하게 사용할 수 있는 FPP(Full Package Product)가 약 18만원, 설치한 PC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DSP(Delivery Service Pack)가 약 15만원이다. 윈도365 최저 사양을 1년가량 사용하면 윈도10 구매 가격을 초과한다.
윈도365의 경우 컴퓨팅 자원까지 함께 제공하는 만큼 소프트웨어(SW) 단품인 OS와는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OS가 탑재돼 있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 가까운 형태다. 다만 이 경우도 윈도365의 사양이 데스크톱, 노트북에 비해 뒤지는 만큼 가격대비성능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중이다.
그러나 데스크톱, 노트북과의 비교 역시도 적합하다고 볼 수는 없다. 윈도365의 최대 강점은 이동성이다. 웹브라우저에 접속하는 단말만 있다면 장소에 상관없이 사무실과 같은 PC 환경을 누릴 수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하는 재택·원격근무 트렌드에 적합하다.
한편 국내 기업들도 MS의 윈도365 출시 이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윈도의 대체재로 자리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개방형 OS 기업들과 DaaS 제공 기업이 대표적이다.
개방형 OS를 개발·판매 중인 기업 관계자는 윈도365 출시에 대해 “크게 걱정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국내 기업들의 주요 타깃은 공공시장이다. 공공에서는 윈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방형 OS 기반의 DaaS 도입을 진행 중인데, MS가 DaaS를 내놨다고 해서 그걸 쓸 거 같지는 않다”며 “MS에 비해 국내 기업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앞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전국 공공기관에 개방형 OS를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개방형 OS 도입으로 MS 윈도에 종속되는 상황을 피하고, DaaS로 1인당 2대의 PC를 사용해야 하는 낭비를 줄이기 위함이다. 현재 공무원은 폐쇄망에 연결된 PC, 인터넷망에 연결된 PC 각각 1대씩, 2대의 PC를 사용 중이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윈도365의 출시가 클라우드 PC 시장 활성화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MS라는 빅 플레이어가 클라우드 PC 제품을 적극 알림으로써 시장이 커지고 거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기대다.
국내 대표적인 개방형 OS 기업으로는 한글과컴퓨터, 티맥스, 인베슘이 있다. 각각 ‘한컴구름 OS’, ‘티맥스OS’, ‘하모니카’ 등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