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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술 격차 여전, 마이크론 위협 아냐'…근거는? [IT클로즈업]

- 4세대 D램 5개 레이어 EUV 적용·200단 V낸드 동작 칩 확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자신감’을 재차 드러냈다. 기술경쟁력 하락 우려에 대한 정면 돌파다.

29일 삼성전자는 2021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처음으로 개인 투자자로부터 사전 질문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이러한 의문의 시발점은 작년 11월. 당시 미국 마이크론은 업계 최초로 176단 3차원(3D) 낸드를 출시했다. 올해 1월에는 10나노미터(nm)급 4세대(1a) D램을 경쟁사보다 앞서 선보였다. 업계 3위의 반란이었다. 2000년대 초부터 메모리 트렌드를 이끌어 온 삼성전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이슈였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더 이상 단수 그 자체가 아니다. 이미 싱글 스택으로 128단 쌓아 올리면서 업계 최고의 식각 기술을 확보했다. 효율성과 원가 측면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96단 이후부터 전류가 흐르는 구멍을 두 번에 나눠서 뚫는 방식 ‘더블 스택’을 적용해왔다. 싱글 스택 대비 공정 수와 재료가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분을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본 것이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양산할 176단 7세대 수직구조(V)낸드에 더블 스택을 도입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싱글로 128단까지 가능한 만큼 더블 활용 시 단순 계산으로 256단을 쌓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수요에 맞춰 일정을 조율하고 있을 뿐 뒤처진 게 아니라는 속뜻을 품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0단 이상 8세대 V낸드는 동작 칩을 확보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개발을 완료했고 샘플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부사장은 “2022년도까지는 6~7세대 낸드 중심이며 그 이후 중장기로는 10년 뒤까지 로드맵이 정의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D램 역시 경쟁사 대비 우월함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3세대(1z) D램에 극자외선(EUV) 기술을 접목했다. EUV는 차세대 노광공정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먼저 투입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노하우를 통해 1z D램의 1개 레이어에 시범 적용했다. 1a D램부터는 5개 레이어에 쓰인다.

업계 2위 SK하이닉스가 EUV를 1a D램 1개 레이어에 쓰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마이크론 난야 등은 장비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미 2~3년 늦었다는 평가다.

한 부사장은 “EUV를 적용함으로써 전체 공정 수가 줄어 원가경쟁력이 높아지는 구조”라면서 “삼성전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 EUV 관련 업체들과 밀접한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부터 1z D램과 1a D램의 구체적인 선폭을 명시한 점이다. 삼성전자는 각각 15nm와 14nm 기반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통상 메모리 업계는 1세대(1x) D램을 10nm 후반대, 2세대((1y) D램을 10nm 중후반대 등으로 정의했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어 명확한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관행을 깨고 앞선 기술 수준을 과시한 셈이다.

한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14nm 공정은 14nm대에서 구현 가능한 최소 선폭을 채용하고 있다. EUV를 1개 레이어에 쓴 15nm 공정에서 이미 원가 크로스가 일어났다. 5개 레이어에 적용한 14nm에서는 원가 감속 폭이 훨씬 확대될 것”이라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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