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여야가 16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TBS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청구권 상정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 반발하며 중도 퇴장했다.
16일 오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TBS 감사 요구에 대한 여야 의원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앞서 TBS는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의 고액 출연료 논란을 겪은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TBS가 서울시 및 자치구, 산하기관으로부터 받은 광고 협찬 수익은 2015년 1억300만원에서 지난해 20억4900만원으로 약 20배 가까이 올랐다.
TBS는 서울시 및 자치구, 산하기관으로부터 2019년에는 14억원, 2018년에는 11억9500만원의 광고 협찬 수익을 올렸다. 이날 전개된 전체회의 초반엔 이에 대한 의견이 활발히 오갔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TBS 감사거부는 친여매체 감싸기!'라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구을)은 "TBS가 외부 진행자에게 23억원 출연료를 챙겨줬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감사원을 통해 해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방위는 공영방송이나 언론 소관 상위위원회로서 감사 요구를 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무엇이 두려워서 의결 합의가 아닌 상정조차도 반대하는 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가 민주당 선거운동원이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입을 열지 않는 것인지, 두려워할 만큼 뿌린 것이 아닌지, 지금이라도 감사 청구권을 발동해야 하며 민주당은 이에 대해 협조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오늘은 6월 의사 합의 일정으로 모인 자리인데 박성중 의원의 이야기가 여기서 꼭 나와야 하는지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면서 "이 자리를 빌어 유감의 표현을 내고 싶으며, 과방위와 상임위가 반도체 TF 합의를 했었고 6월 첫번째 의결을 하기로 했었는데 국민의힘이 거부하지 않았냐. 오늘 방송 TF와 반도체 TF 관련된 이야기 나누기로 했는데, 느닷없이 TBS 감사 건을 왜 얘기 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이어 "TBS 문제라면 서울시와 서울시 의회가 우선적으로 따지고 해도 되며, 모든 걸 국회가 봐야 하는 건 국회의 월권이라고 생각이 든다"면서 "그들(의 조사결과 등)이 부족해 국회가 들어가면 모를까, 관련해서 작은 곳의 사무까지 우리가 봐야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감사가 필요한 이유는 TBS의 정치 편향성이 문제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청원에서 무려 수십만명의 동의를 받은 내용이며, TBS 정치 편향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TBS 예산이 서울시민의 세금 70% 이상으로 운영된다. 한 매체의 기사를 보면 TBS가 올린 20배 가량의 광고비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 광고비들은 사실상 '문트코인'으로 쓰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에서 공정하게 감사 받자고 하는 것뿐인데 왜 상정조차 못하는건지 의문이 든다"며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저 혼자라도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래 의원은 "TBS한테 광고 밀어주라고 민주당이 말하지도 않았는데 왜 여기서 '문트코인', 문정부를 운운하고 있는지 당최 모르겠다"고 맞받아쳤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성남시중원구)은 "TBS는 엄연한 언론기관인데, 언론의 자유도 없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국영방송인 KBS도 감사하지만 KBS의 특정 프로그램을 감사하진 않지 않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말하면 알아서 특별감사라도 펼치거나 할텐데 왜 여기서, 그것도 국회가 논의를 하고 상정을 해야 되는지 의도를 잘 모르겠다. 우리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면 하겠으나 국민의힘에서 차분히 생각해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도퇴장했다.
한편 중도퇴장 전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경남 진주시갑)은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임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박대출 의원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한 장관인데, 야당의 동의없이 임명된 33번째 인사이기도 하다"며 "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혜숙 장관 임명에 대해 몇몇 동료 교수들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며 "이는 사실상 정치 시녀가 탄생한 것이나 다름없고, 과학마저 정치의 영역에 들게 됐기 때문에 이는 개탄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 성찰의 단계까지 가게 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