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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의 반격…韓 업계, 2030년까지 510조원 투자

[창간 16주년 기획/반도체③]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끌고' 정부 '밀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주요국 사이에서 자국 반도체 시장 강화 움직임이 포착된다. 미국 중국 유럽 등은 대규모 지원정책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정부가 화답했다.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이 목표다.

지난 13일 정부는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립 배경에 대해 “반도체 기술력 확보 경쟁은 민간 중심에서 국가 간 경쟁으로 심화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제조 인프라 구축을 위한 민관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민간과의 소통을 통해 속도감 있게 이번 대책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전략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K-반도체 벨트 조성 ▲인프라 지원 확대 ▲반도체 성장기반 강화 ▲반도체 위기대응력 제고 등이다.

반도체 벨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투자 규모를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확장했다. 평택캠퍼스를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향상한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공장 이전으로 자리가 남는 청주사업장 및 키파운드리 활용 또는 인수합병(M&A) 카드가 거론된다.

이외에 네패스는 괴산 패키징 클러스터, 리벨리온은 판교 반도체 설계(팹리스) 밸리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착공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총 51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다.

정부는 이들 기업의 거점을 연결해 K-반도체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다. 판교와 기흥~화성~평택~온양의 서쪽, 이천~청주의 동쪽이 용인에서 연결되는 구조다.

인프라와 성장기반 측면에서는 세제 혜택과 인력양성 등이 골자다. 정부는 반도체 연구개발(R&D) 40~50%, 시설투자 10~20%를 공제해주기로 했다. 기존(대기업 시설투자 3%)보다 대폭 늘렸다. 1조원 이상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 신설도 포함된다. 화학물질 고압가스 전파응용설비 등 반도체 제조시설 관련 규제 합리화와 용수 확보 및 전력 인프라 지원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2031년까지 반도체 산업인력 3만6000명 육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 산학 연계형 교육 프로그램 신설, 취업준비생 대상 반도체 전문실무교육 제공 등이 이뤄진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산학이 힘을 모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는 물론 산업부와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이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을 약속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대응과 미래차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전쟁 속에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긍정적”이라면서 “단발적인 정책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기업을 지원할 방안을 세우기 위해 지속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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