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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주가부양 약속 지킨 KT 구현모…산은 남았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 때부터 약속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지난 11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KT는 12일 장중 52주 신고가 3만1900원을 기록한 후 3만135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 하락에도 KT 주가는 전일대비 2.79% 상승 마감했고, 증권사에서는 목표주가를 4만원까지 올렸다.

약 2년간 ‘3만원’ 벽을 넘지 못하고 2만원대를 보합하던 주가는 어제 일이 됐다. 3만원 고지를 뚫고, 회복세에 돌입했다. 구현모 대표의 주가부양 드라이브가 시장에 통했다. 이를 위해 구 대표와 주요 임원진은 지난해에만 두 번 자사주를 매입하고, 기업가치홍보팀 조직을 신설하는 등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개선하기 위해 집중했다.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 기업 정체성을 새로 명명하고, 그룹 구조재편을 본격화한 것도 성장성을 시장에 입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배당성향을 50%까지 올린 주주친화 정책도 한몫했다. 여기에 호실적까지 겹쳤다. KT는 1분기 전년대비 15.4% 증가한 영업이익 44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2분기 이후 최대규모다. 매출은 3.4% 늘어난 6조294억원이다.

이날 구 대표는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올해 들어 디지코(DIGICO) KT로의 변화가 구체화되고, 성과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예년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며 “질적으로도 기존 주력사업 실적이 견고해지고, 기업(B2B) 분야의 수주나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분야 매출도 과거와는 다르게 성장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T 주가 역시 연초 대비 25% 이상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이 KT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KT 주가 목표를 3만5000원대 이상으로 시사한 바 있어, 축포를 터트리기에는 이르다. 그럼에도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남았다. 바로 고객과의 약속이다.

KT는 최근 홍역을 치렀다. 주가는 연일 상향하고 있지만, 고객 불만은 어느 때보다 크다. 유튜버 ‘잇섭’으로 촉발된 10기가 인터넷 품질 논란부터, 통신3사 모두에게 해당하는 5G 품질 문제까지 확대되고 있다. 통신사를 향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집단소송까지 이어졌다. 국회‧시민단체 등 전방위로 번진 10기가 인터넷 논란의 경우, 사실 여부를 떠나 KT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뒤늦게 구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구 대표는 “회사 전체에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 때문에 모든 부분이 잘 되고 있다는 착시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최근에 불거진 초고속인터넷 품질 건은 우리의 기본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안정운용, 안전관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정비하며 기본을 다져왔지만, 아직도 고객의 눈높이에 미달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기본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구 대표는 내부 프로세스와 사후서비스(AS) 체계, 설비투자 방법, 교육 훈련 내용까지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KT 고객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를 주문했다.

고객은 기업을 지탱하는 근간이다. 주가가 올라 주주 만족이 커졌어도, 사실 고객과 주주를 분리해서 보기는 어렵다. 고객과의 약속까지 구 대표가 지킬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주목해 본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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