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1분기에도 괄목할 성장을 일궜다. 유일하게 희비가 엇갈린 것은 영업이익에서다. 대규모 주식보상비용이 지출된 네이버가 주춤한 반면, 카카오는 거침 없는 성장을 이었다.
8일 네이버와 카카오 실적 공시에 따르면, 양사의 2021년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888억원, 1575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감률을 비교하면 네이버는 1% 감소했지만 카카오는 79% 상승해 두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카카오의 경우 1년 전만 해도 영업이익이 882억원이었으나 이번 분기 들어 네이버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주된 배경은 네이버의 인건비 지출이다. 네이버의 영업비용은 1조210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0.3% 증가한 가운데, 특히 개발·운영비는 전년동기보다 32.3% 상승한 3124억원을 기록했다. 스톡옵션 등 주식보상비용(709억원)이 전년동기보다 무려 1152.4% 급증한 영향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전 직원에게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지급해왔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9년과 2020년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평가액이 주가 상승으로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인건비 역시 전년동기 대비 47% 오른 2929억원을 기록했지만, 네이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었다. 다만 카카오 역시 이달 4일 전 직원에게 3년간 최대 600주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네이버처럼 주식보상비용으로 인한 중장기 비용 부담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 포털·메신저 넘어 신사업으로 제2도약
각사의 1분기 매출액을 살펴보면 모두 전년동기와 비교해 두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네이버는 전년동기 대비 29.8% 증가한 1조4991억원을 올렸다. 카카오 역시 같은 기간 45% 오른 1조2580억원으로, 매출 면에서도 네이버 뒤를 바짝 쫓았다. 특히 양사의 매출을 견인한 것은 기존 주력 사업 외 신사업 부문이었다.
네이버는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부문 등 비(非)검색 부문에서 각각 40.3%, 52.2%, 40.0%, 71.1%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네이버는 우선 커머스 영역에서 신세계·이마트와 지분 맞교환을 통한 삼각혈맹을 맺고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한편, 커머스와의 시너지로 핀테크 영역의 고성장도 이어갈 계획이다. 콘텐츠 영역에서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이후 글로벌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확보해 웹소설→웹툰→영상화로 이어지는 먹거리를 창출한다.
카카오 또한 신사업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동기보다 89% 증가한 1898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모빌리티 T블루 가맹 사업 확대로 인한 택시 매출 확대, 카카오페이의 결제 거래액과 금융 서비스 확대가 주효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대부분의 신사업이 수익성을 개선했거나 턴어라운드(실적 전환)에 매우 근접했다”면서 “페이와 모빌리티는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목표는 글로벌, 해외매출 비중 높인다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 양사는 공통적으로 다음 목표를 ‘글로벌’로 잡았다.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에 한발짝 내딛겠다는 포부다.
네이버의 경우 중장기적인 목표는 해외매출 비중 30%다. 박상진 네이버 CFO는 “그동안 라인 실적을 포함하면 해외매출 비중이 30% 수준이었는데 이제 라인을 제외하고도 수년 내에 비슷한 정도로 끌어올릴 생각”이라며 “장기적으로 서치플랫폼이나 커머스 등 부문에서도 해외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자신했다. 현재 네이버는 자체 검색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대표 커머스 사업인 스마트스토어의 일본 시장 도입, 그리고 왓패드 인수를 통한 글로벌 IP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두자릿수 넘게 차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법인으로 새로 출범한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키우는 한편, 국내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인수를 통해 K-패션을 들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