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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싱어 오자 달라진 인텔…2달 새 '38조원' 투자

- 미국 및 유럽 투자 확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위기설에 시달린 인텔이 달라졌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대규모 투자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3일(현지시각) 인텔은 미국 뉴멕시코주 리오랜초 공장에 35억달러(약 4조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옵테인 메모리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번 투자는 반도체 패키징 시설 구축 차원이다. 평면에서 반도체를 결합하는 EMIB, 반도체를 쌓아 올려 연결하는 포베로스 등 고급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인텔은 올해 2월 겔싱어 CEO 부임 이후 연이어 증설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2조4300억원)를 들여 2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이 시발점이다. 당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미국 또는 유럽 내 추가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 2일에는 이스라엘에 100억달러(약 11조2200억원) 규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고 전했다. 추가로 6억달러(약 6700억원) 투자해 자율주행 및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도 구축하기로 했다.

2달 사이에 38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인텔이다. 최근 겔싱어 CEO는 티에리 브레통 유럽연합(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80억유로(약 10조7500억원) 규모 보조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 대형 투자를 암시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위기의식이 생긴 인텔의 반격으로 보고 있다. AMD와 엔비디아가 추격하고 주요 고객사가 ‘탈(脫)인텔’ 전략을 수립하면서 인텔에 부정적 이슈가 이어졌다. 인텔은 CEO 교체를 비롯해 파운드리 사업 추진, 신공정 개발 가속 등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백악관이 주최한 ‘반도체 CEO 서밋’에 참가한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겔싱어 CEO는 “차량용 반도체를 인텔 공장에서 만들기 위해 설계 업체와 협의 중이다. 6~9개월 안에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한편 인텔의 공격적 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경쟁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주도권을 아시아에서 자국으로 가져오려는 상황에서 인텔이 선봉장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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