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이제 비즈니스 전반에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AI 도입을 단순한 실험에 그치지 않고 매장과 인력, 인프라 전체를 재편하는 ‘실행’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 접어들었다. AI를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기업 경쟁력의 당면 과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델 테크놀로지스 2025(이하 DTW 2025)’에서는 이를 방증하는 사례들이 중점적으로 조명됐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마이클 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미국 가전·인테리어 유통 기업인 로우스(Lowe’s)와 글로벌 금융기업 JP모건체이스를 초대해, AI가 어떻게 현장 중심의 디지털혁신을 견인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 “30만 직원 손에 AI를”…로우스, 리테일 AI 혁신
미국 가전·인테리어 유통업체 로우스는 기존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에서 고객 맞춤 서비스 혁신을 위해 AI를 도입한 대표적 사례다. 로우스의 시만티니 갓보일(Shyamantini Ghoshboyle)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홈 인프루브먼트는 단순 쇼핑이 아닌 가족의 삶에 깊이 관여하는 고관여 구매이기에,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의 깊이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로우스는 미국 전역 1700개 이상 매장과 30만명에 이르는 직원에게 생성형 AI 기반 앱을 배포했다. 매장 직원들은 ‘지브라(Zebra) 디바이스’로 챗GPT 형태의 홈 인프루브먼트 전문 AI와 연결돼 있으며, 업무 분야에 관계없이 고객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매장 내 컴퓨터비전 기반 엣지 AI도 도입했다. 특정 진열대 앞에 오래 머무는 고객을 인식해 도움 요청 가능성을 파악하고, 해당 부서 직원에게 알림을 전송하면, 직원이 즉각 출동해 고객을 지원하는 식이다. AI 활용은 고객 경험을 넘어 내부 개발문화에도 스며들어, 로우스는 현재 ‘PR 에이전트(Pull Request Agent)’를 도입해 매주 2000건의 코드 리뷰를 AI가 자동 수행하고 있다.
이는 모두 델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매장 인근에 구축한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기반 인프라 위에서 작동한다. 로우스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내장한 ‘델 파워엣지(Dell PowerEdge)’ 서버를 활용해 매장 단위로 AI 추론과 분석을 로컬 처리하며, 본사 데이터센터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생성형 AI 모델이 병렬적으로 구동된다.
갓보일 CDO는 AI를 본사부터가 아닌 매장 일선부터 도입한 것이 전환의 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몇몇 기업은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에 집중하지만, 우리는 직원과 고객을 지원하는 데 AI를 활용했다”며 “고객이 필요할 때마다 직원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꿈이 AI를 통해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 “AI는 우리의 심장”…JP모건의 디지털 혁신 전략
글로벌 금융기업 JP모건체이스도 실행형 AI의 대표 주자다. JP모건의 래리 파인스미스 글로벌 테크 전략 총괄책임자는 “우리는 데이터를 일급 자산(First-Class Asset)으로 다루고 있으며, 특히 AI는 이제 모든 업무의 심장부에 있다”고 역설했다.
JP모건은 매일 10조달러(약 1경3900조원) 규모의 결제와 4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금융기관 중 하나로,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30만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하고 대규모인 조직 운영을 AI로 최적화하기 위해 JP모건은 이미 수년 전부터 사기 탐지, 개인화 마케팅, 업무 자동화에 AI를 적용해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생성형 AI의 전사적 확산이다. JP모건은 ‘LLM 스위트(suite)’라 불리는 생성형 AI 도구를 20만명 이상의 직원에게 배포했다. 이 시스템은 요약, 질의응답, 콘텐츠 생성 등의 업무를 고도로 안전한 환경에서 실행함으로써 ‘금융기관 최대 규모의 생성형 AI 도입’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인프라는 이러한 기술 실행을 가능하게 한 기반이다. JP모건은 델 테크놀로지스의 GPU 서버와 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를 활용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고성능 추론 모델을 가동 중이다. 시장 리스크 계산, LLM 파인튜닝, 엣지 컴퓨팅 등 모든 AI 워크로드가 자사 데이터센터와 매끄럽게 연동된다.
AI는 또한 JP모건의 새로운 본사 건물 설계에도 녹아들고 있다. 뉴욕에 넷제로 건물로 신축 중인 본사는 1만4000명이 근무하게 되며, 델의 씬 클라이언트, 모니터, 워크스테이션이 구축된다. 각 업무 영역에 맞춘 맞춤형 UI와 AI 에이전트가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AI 기반 스마트 워크스페이스’가 실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인스미스 총괄은 “모건 회장은 AI가 인쇄술부터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백년간 등장한 모든 중요한 기술만큼 세상을 바꿀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양사는 이런 부분에서 파트너십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우스와 JP모건의 사례는 공통적으로 AI를 실험실에 가둬두지 않고, 가장 일선의 직원과 고객에게 직접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닌,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 창출과 직결되는 경영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마이클 델 회장은 “AI는 전기를 대체할 새로운 인텔리전스”라며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혁신을 증폭시키는 협력자”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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