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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학계 "韓, 삼성·SK 있지만 中보다 연구논문 적어"

- 개별 연구보다 협업 있어야…반도체 전문 연구소 필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세계 반도체 패권 다툼이 시작됐다. 주요국들은 각종 혜택을 앞세워 자국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원정책이 부족한 국내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도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와 반도체기술융합센터(CSTC)는 대응 방안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반도체 미래기술과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 전략’을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반도체 학계 관계자들은 국내 반도체 연구 생태계에 대해 논의했다. 조병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M3D 집적플랫폼개발사업 연구책임은 “2007년 한국에 온 이후 반도체 분야 국가과제가 거의 없었다. 에너지 소자 과제 등이 전부”라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하는 연구와 기업에서 하는 업무가 따로 놀고 있다. 반도체 연구하는 교수 저변을 확대하며 자연스럽게 인력이 육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요 국제반도체학회에서 드러난다. ‘반도체 코리아’라는 명성과 달리 대만, 중국 등보다 논문 수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대만 TSMC 등 해외 반도체 업계 인력들을 만나보면 ‘한국은 반도체 강국인데 왜 국제학회가 없냐’는 질문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논문 및 학회 부족은 ‘각자도생’하는 연구 문화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진호 한양대 EUV-IUCC 센터장은 “우리는 각자 사이트에 장비 갖다 놓고 연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가 부족하다 보니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협업을 위해서는 전문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구에 필수적인 반도체 장비 가격이 고가인 만큼 개인 또는 특정 대학에서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 책임은 “벨기에 IMEC, 프랑스 레티, 대만 NDL 등 반도체 연구소가 있는데 국내에는 마땅히 없다”며 “나노종합기술원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자체 수입으로 운영을 해야 해서 연구보다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 요구 조건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TSMC의 경우 대학교수 중심으로 세워진 NDL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은 IMEC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반도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IMEC에서 11년 동안 근무한 김태곤 한양대 교수는 “민간에서도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런 곳과 함께 준비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라며 “하나씩 갖춰나가면 우리도 IMEC 같은 자체 테스트베드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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