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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칼럼

[취재수첩] 정부, 반도체 지원책 미적거릴 때 아냐

- 반도체 시장 재편 앞둬…韓 정부 지원책 필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코로나19로 촉발한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자동차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PC TV 가전 등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필요성은 전 세계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강대국은 주요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대규모 지원도 약속했다.

단순히 반도체가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기술패권 국가대항전으로 번졌다. 미국과 EU는 반도체 주도권을 아시아에서 자국으로 가져오고자 한다. 최근 미국 백악관이 개최한 ‘반도체 화상회의’는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미국 제재로 반도체 굴기에 차질을 빚었지만 포기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연구개발(R&D)과 인재영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불러 현황을 점검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반도체 지원 특별법’ 제정에 나섰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장기전략 및 투자가 경쟁국 대비 약한 탓이다.

해결방안으로는 과감한 세제 혜택 제공, 관련 정책 조기 마련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을 촉구한다.

정부에서 우산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중국에 대형 고객사를 두고 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미 삼성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청구서’를 받았고 중국 화웨이는 거래 재개를 위해 손을 내밀었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국내 업체 손실 최소화를 위해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과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을 뿐 투자는 기정사실화다. 반도체 수요가 꾸준한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도 증설은 나쁜 카드는 아니다. 반도체 주문 들어올 때 웨이퍼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 다만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국내 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주도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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