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가상자산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김치프리미엄(한국 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현상)’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가격 면에서 국내 시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다만 3년 전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의 발언으로 시장이 흔들린 일명 ‘박상기의 난’ 때보다는 파장이 덜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3년 전과 달리 가상자산 투자자의 정보 수준이 한 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은 위원장 발언으로 ‘김프’ 사라졌다…해외 시장 영향 준 건 아닌 듯
지난 22일 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정부는 가상자산을 투기성이 강한,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고 해서 정부가 다 보호해줘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또 “가격이 떨어진 것까지 정부가 책임지라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가격이 떨어진 것을 책임지라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많고 거래금액이 크니 손놓고 있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은 위원장은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인해 뜨거웠던 국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는 식기 시작했다. 불과 5일 전인 지난 18일 26%에 달했던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현재 1%까지 내려간 상태다. 주요 알트코인도 김치프리미엄이 대폭 축소, 0~1%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투자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다.
해외 가격도 조정 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은 위원장 발언 등 한국 시장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지난 18일부터 줄곧 하락과 가격 조정을 거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 세계 거래소로 입금된 비트코인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 또 지난 20일에는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로 입금된 비트코인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입금하는 건 주로 이익 실현을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하고자 하는 경우다. 즉, 거래소로 입금되는 규모가 늘면 매도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상승장이 오래 지속되는 동안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 11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6% 가량 떨어진 5만 1104달러다.
◆‘박상기의 난’만큼은 아냐…“2018년 반복돼선 안돼”
은 위원장 발언으로 국내 투자 열기는 크게 식었지만, 업계는 3년 전 ‘박상기의 난’ 때와는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폐쇄할 수 있다”고 언급했을 땐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대폭락했으며, 하락 폭이 너무 큰 탓에 한국 가격이 해외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을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 시장의 영향력이 줄었을뿐더러, 투자자의 성숙도도 높아진 만큼 3년 전처럼 투자자들이 모두 빠져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페이팔, 테슬라를 비롯한 대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시장의 신뢰도가 많이 올라간 상태”라며 “은 위원장 발언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순 있어도, 국내 시장의 분위가 크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을 투자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세금만 걷겠다는 정부의 태도가 투자자들의 반발심만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내에서도 3년 전 일이 반복되어선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18년 정부의 돌발 발언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이 뒷걸음질쳤다”며 “2021년, 그들이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술이 됐다”고 짚었다.
이어 “이를 미래 먹거리로 활용할 생각은 안 하고, 투기 수단으로 폄훼하려는 것은 기존 금융권의 기득권 지키기”라며 “다음달 중 전문가들과 투자자 보호, 과세 유예 등을 논의하고자 한다. 부디 정부가 ‘어게인 2018’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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