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중심으로 전 세계 eSIM(embedded SIM)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시계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eSIM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양한 기기에서 이동통신사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까지 전체 스마트폰 45%에 eSIM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시계의 경우 모든 제품이 eSIM을 적용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구매 후 장착하던 물리적 유심(USIM)과 달리 eSIM은 기기 내부에 탑재된 내장형 모듈이다. 스마트 기기 사용 시 가입자 식별 정보나 금융정보 등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를 위해 전자화된 인증서를 기기에 탑재했다는 의미다. 기기나 통신사를 바꾸더라도 eSIM 정보만 바꾸면 돼 추가비용을 들여 유심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
물리적 카드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공간 효율이다. 특히 소형기기는 제품을 가볍고 얇게 만들면서도 사용시간은 길어지도록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는 상황. 물리적 심카드를 추가하려면 슬롯 등을 넣을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제한된 공간에서 배터리를 줄이는 등 포기해야 하는 영역이 생긴다. eSIM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준다.
현재까지 eSIM이 가장 많이 채택 된 분야는 스마트시계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3개 업체 27개 모델이 eSIM을 지원하고 있다. 공간 활용도에 더해 독립적으로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블루투스와 달리 스마트폰이 주변에 없어도 일부 통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닐 샤 연구원은 “스마트시계 제조사들은 건강관리나 안전기능 등 다양한 활용을 위해 통신기술을 도입하면서 독립적 기기로서 자리매김하려 노력해 왔다”며 “eSIM은 통합된 폼팩터와 설계공간 축소·디자인 측면 등에 장점이 있어 애플·삼성·화웨이 등 제조사들도 스마트폰에 eSIM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eSIM을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 기존 유심과 함께 ‘듀얼 심 모드’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스마트폰 eSIM 탑재는 국내보단 해외에서 활성화돼있다. 기존 유심에 추가로 eSIM을 신청하면 통신사 2곳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중국 등에선 지역마다 통신사별 서비스 품질이 다를 수 있어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단 국내에선 스마트폰 eSIM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웨어러블 기기 중심으로 eSIM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시계 갤럭시워치 등 롱텀에볼루션(LTE) 전용 모델에 전부 eSIM을 탑재했다. 반면 갤럭시S20부터 eSIM 기능을 적용했지만 이는 일부 해외 모델에만 해당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환경에 따라 제품 기능을 탑재하는데 한국의 경우 탑재돼있지 않다"고 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임수정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1개 통신사 서비스로 전국망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eSIM이나 듀얼심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수요가 확대될 만한 동인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eSIM을 채용한 스마트폰 기기나 통신 서비스 사용률은 매우 초기 단계이며 확대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시계나 물리적 SIM 적용이 어려운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선 eSIM이 갖는 장점이 명확해 글로벌 트렌드와 부합하는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