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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연봉 상승에 불똥튄 중견 IT업계, “개발자 처우 개선은 환영할 일이지만···”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임금 인상 러시가 정보기술(IT)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넥슨 등 게임 개발사를 시발점으로 하는 임금 인상의 주축은 개발직군이다. 넥슨은 신임 개발직군의 초봉을 5000만원으로 책정, 재직 중인 임직원의 연봉을 일괄 800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넷마블, 게임빌, 컴투스 등도 평균 800만원 이상의 연봉 인상을 함으로써 연봉 인상 도미노가 본격화됐다.

연이은 연봉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점을 찍은 것은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개발직군은 2000만원, 비개발직군은 1500만원씩 연봉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 신입 대졸 개발직군 초임 연봉은 6000만원, 비개발직군은 5000만원이다.

이와 같은 파격 인상을 가능케 한 것은 기업의 실적 개선이다. 크래프톤은 1~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1조23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6925억원에 비해 78.6%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594억원에서 6813억원으로 327.2% 올랐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크래프톤 재직자 726명의 평균 연봉은 5700만원가량으로 연간급여 총액은 411억원이다. 2019년 매출대비 급여 비율은 3.8% 수준이다. 이번 인상으로 재직자 평균 연봉이 7700만원가량으로 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급여 총액은 559억원가량이다. 올해 매출 상승폭을 감안하면 대규모 채용을 하더라도 매출대비 급여 비율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발표 이후 지난 26일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도 개발직군의 초봉을 6000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재직자 연봉도 2000만원씩 높였다. 게임 개발사에서 시작한 인상 도미노가 IT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견 중소 IT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신규 인력 채용에 난항을 겪을 뿐만 아니라 재직자의 이탈도 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의 평균 연봉은 4000~5000만원 안팎이다.

특히 난감한 것은 임금을 높일 여력이 없는 기업들이다. 중소 SW 기업 다수는 이미 매출액의 30~40%를 인건비에 투자하고 있다.

임금 인상을 촉발한 것이 게임업계인 만큼 타 분야에서의 심각한 인재 유출은 없으리라는 희망 어린 관측도 제기된다. 또 임금 인상 도미노가 게임업계에서 멈추지 않을 듯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보안,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은 어느 기업에서나 요구하는 인재이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다수 기업들의 임금 인상은 결국 개발자 품귀 현상 때문이다. 시장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못따라가면서 인재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개발자의 처우가 개선되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신규 인력 채용에 난항을 겪을 것을 생각하면 심경이 복잡하다”며 “대다수 IT 기업이 ‘집토끼 지키기’를 고민하는 한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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