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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 공습에…토종OTT ‘콘텐츠 합종연횡’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상륙을 앞둔 가운데, 국내 토종 OTT들이 방비태세에 나섰다.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제작 등 합종연횡을 통해 K-콘텐츠 경쟁력으로 무장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1대주주 CJ ENM(지분율 83.3%)에 이어 JTBC스튜디오를 2대주주(지분율 16.7%)로 맞이했다. JTBC스튜디오는 티빙에 유상증자로 60억원, 전환사채(CB)로 140억원을 투자해 총 144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로써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1위 사업자로 독주하는 가운데, 지상파와 SK텔레콤 합작사인 웨이브와 CJ·JTBC 연합군인 티빙이 겨루는 1강2중 체제를 굳힌다.

합작법인 티빙은 향후 3년간 4000억원 이상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형 지식재산권(IP) 및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나선다. 특히 양사가 보유한 IP를 기반으로 콜라보레이션이나 스핀오프 형태의 프로그램도 기획 중인 단계다. 티빙은 이를 바탕으로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네이버의 역할이다. 최근 네이버는 CJ와 지분을 나누는 혈맹 관계를 구축하면서, 합작법인 티빙에도 지분 투자 계획을 알렸다. 시기와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성사될 경우 CJ ENM의 콘텐츠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네이버웹툰 등 IP를 활용한 오리지널을 제작하고 티빙이 이를 서비스하는 등의 협력이 가능해진다. 현재 네이버는 CJ ENM(4.99%)의 3대 주주이자 스튜디오드래곤(6.26%)의 2대 주주이며, CJ ENM은 네이버 지분 0.32%를 보유하고 있다.

웨이브 또한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2019년 9월 출범 당시 웨이브는 2023년까지 30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첫 오리지널 콘텐츠 ‘녹두전’에 1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웨이브는 지난해 600억원을 들여 ‘SF8’ ‘좀비탐정’ 등 총 15편의 오리지널을 선보였다. 올해는 그 규모를 최대 900억원까지 확대하고, 보다 공격적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아울러 최대주주 SK텔레콤을 통해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확대가 예상된다. 3000억원 지분 맞교환으로 SK텔레콤과 동맹 관계를 구축한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M이 제작한 일부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웨이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웨이브에는 티빙과 마찬가지로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웹툰 등 IP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같은 맥락에서 아마존과의 글로벌 협력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SK텔레콤은 최근 11번가를 통해 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는 등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글로벌 OTT ‘아마존프라임’을 서비스하고 있어, 웨이브와 콘텐츠 제작·수급 측면에서 협업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 같은 국내 OTT들의 움직임은 막강한 자본력을 내세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OTT업계에서는 콘텐츠 공동 투자 및 제작 등 토종 OTT간 협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OTT끼리 통합해서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관계를 맺고 콘텐츠 수급 다변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유료가입자 330만명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웨이브가 약 2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를 티빙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월트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는 작년 11월 출범 이후 전 세계 80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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