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인도 아이폰 생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수 천명이 임금 체불에 불만을 품고 폭동을 벌였다. 이 중 1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아이폰 제조사 애플은 위스트론의 공급자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14일 더힌두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인도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남부 정보기술(IT) 중심도시 벵갈루루 인근에 위치한 위스트론 인포콤 공장에서 노동자 2000여명이 폭동을 일으켰다.
위스트론은 대만 기업으로 애플 협력업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벵갈루루 공장에선 아이폰SE등 애플 스마트폰을 조립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진입해 생산 장비와 보안 카메라를 파손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이 과정에서 아이폰 수천 대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들 노동자가 폭력을 행사한 이유는 임금 체불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회사가 이들과 계약한 것보다 적은 월급을 지급하고 현장직 노동자에게 하루 12시간씩 일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위스트론은 당초 공대 졸업생 엔지니어 직군 노동자에게 월 2만1000루피(약 31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급여는 1만6000루피에 그쳤다. 그마저도 최근몇 달 동안엔 1만2000루피로 줄었다. 또 다른 노동자는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도 받지 못하며 착취당했다고 전했다.
위스트론 측은 이번 폭동으로 입은 피해 규모를 43억7000만루피(약 640억원)로 추산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위스트론은 “신분을 알 수 없는 외부인들이 진입해 불명확한 의도로 시설물을 훼손했다”며 “최대한 빨리 조업을 재개하기 위해 현지 법 규정을 따르겠다”고 전했다.
공장은 경찰이 폭력 사태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일주일 동안 폐쇄된다. 현재 경찰은 폭력 행위 가담 노동자 149명을 체포한 상태다.
애플은 이날 이메일 고지를 통해 "직원과 회계 책임자를 현장에 파견했으며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공급망 내의 모든 이들이 존중 속에서 대우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즈니스투데이 등 외신은 폭동이 발생한 위스트론 공장은 아이폰12보다 아이폰SE를 주로 생산했다며 아이폰12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