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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만원대 애플 ‘에어팟 맥스’, 헤드폰 시장 메기 될까


- 무선이어폰 이어 헤드폰 시장 진출…음향기기 업체 위협되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콩나물 모양의 무선이어폰을 출시해 주목받던 애플이 헤드폰 시장으로 진출했다. 대중화돼있는 이어폰과 달리 헤드폰은 음향을 중시하는 특정 수요를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애플이 헤드폰 시장 저변을 넓히고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를 출시했다. 2016년 처음 무선 이어폰 에어팟 출시 이후 4년 만이다. 초당 90억회 연산이 가능한 H1칩과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 맞춤형 어쿠스틱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가격은 71만9000원이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무선 헤드폰 가격은 평균 30~50만원대다. 일부 음악 애호가들은 100만원이 넘어가는 유선 헤드폰을 구매하긴 하지만 무선 헤드폰의 경우 아직까지 50만원이 넘어가는 제품은 거의 없다. 에어팟 맥스가 최근 나온 제품 중 가장 고가인 셈이다.

가격 외 디자인 면에서도 소비자 의견이 갈린다. 특히 케이스에서 호불호가 나뉜다. 본체를 케이스에 보관하면 초절전 모드로 들어가 전력을 아낄 수 있지만 제품 전체를 덮어 보호하는 게 아니라 휴대성·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다만 기존 음향기기 업체들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건 애플의 전적 때문이다. 애플은 4년 전 최초로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했을 때도 비싼 가격과 콩나물처럼 생긴 독특한 디자인으로 온갖 혹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무선이라는 편리성과 다른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 등에 힘입어 현재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애플의 무선이이폰 시장 점유율은 29%로 2위인 샤오미(13%)와 격차가 크다.

실제 에어팟 맥스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지만 해외에선 현재 재고 부족으로 주문 후 배송까지 12~14주가 걸리는 상황이다. 이베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선 빠른 배송 조건으로 정가의 2배가 넘는 1400달러(약 152만원)에도 판매되고 있다.

음향기기 업계는 애플을 위협적인 경쟁사로 염두하는 동시에 음악 애호가 등 일부 수요에 국한됐던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품고 있다. 애플의 헤드폰 출시로 일반 대중도 헤드폰이라는 기기 자체에 관심 갖게 되기 때문. 특히 올해 재택근무 등 새로운 구매 요인으로 무선 헤드폰을 찾는 사람들도 생겨난 것으로 분석된다.

음향기기 업체 관계자는 “고가 전문장비로서 헤드폰까지는 기존 음향 전문업체들이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에 깊이 들어가려면 브랜드 힘이 큰 애플을 가장 큰 경쟁사로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음향기기 업체에서 매니아층 위주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했다면 소니·하만 등에선 무선·노이즈캔슬링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소비자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헤드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건 소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 헤드폰 시장에서 소니 점유율은 약 60% 내외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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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관계자는 “전체 헤드폰 시장이 정체돼 있었지만 무선 헤드폰 판매량이 전년대비 44% 증가했다”며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 수업 및 재택근무 시행이 늘자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구매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헤드폰은 노이즈캔슬링 성능이나 착용감, 음질 등이 수치화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느낌이 중요하다”며 “50만원 이상 넘어갈 경우 음악 애호가에게 반응이 좋으면 입소문이나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일반 대중에겐 분명한 가격 장벽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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