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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1 금융IT 혁신④] 급속한 관념 파괴, 금융 차세대시스템 전략이 바뀐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12월8월~11일까지 4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2021년 전망, 금융IT 혁신(Innovation)’컨퍼런스에 앞서 주요 주제별로 2020년 금융산업 IT과제를 5회로 나눠 게재합니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 은행들 대부분은 금융업무 전산화 및 온라인화를 위해 1980년대말부터 1990년대초까지 기본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은행권은 1990년대 후반 이후 폰뱅킹,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의 서비스채널 급성장과 고객관계관리(CRM), 프라이빗뱅킹(PB), 방카슈랑스 등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이에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결국 은행들은 기존과는 월등한 성능 개선이 이뤄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전면적인 교체를 통해 대응했다. 그리고 이같은 흐름은 2금융권으로도 자연스럽게 옮겨 붙었다. 2000년대 초반,, 전산시스템의 '전면적인 동시 교체'라는 의미에서 업계에선 ‘빅뱅(Big Bang)’ 방식의 ‘차세대시스템’이라는 용어가 정착됐다. 이후 시스템 구축의 범위와 개발 기간이 2년 이상 길어지면서 1개 은행당 수천억원의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발주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이 빅뱅의 시대도 급속하게 저물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내용은 달라져 = 차세대시스템이라는 용어는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그 내용은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시스템 측면에서 메인프레임 - 유닉스 - 리눅스로의 변화, 그리고 마케팅 허브,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대용량 채널 시스템 등이 금융시장의 요구에 의해 새롭게 대두, 구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 방식에도 보다 놀라운 형식적인 파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시스템이라는 용어는 살아남겠지만 이전처럼 빅뱅 방식의 대규모 시스템 교체보다는 3-5년간의 장기간 로드맵은 기본적으로 세운 상태에서 즉각적인 상황 변화에 대응해나가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각 금융사마다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에서 이미 구축돼 있는 패키지 형태의 금융시스템을 통째로 들고 와 금융사에 적용하는 방식도 중소중견 금융사를 대상으로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는 기술적인 진화하기 보단 금융 정책적 변화, 시장 환경의 변화에서 촉발된 측면이 더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즉,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마이데이터(My Data), 오픈뱅킹(Open Banking)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까지 국내 금융시장이 라이선스 기반의 폐쇄적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그리고 핀테크, 빅테크의 등장은 이러한 경계를 급속하게 허물고 있다. 기존의 전산시스템 대응 방식으로는 이러한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금융사 입장에서도 폐쇄적 금융시장이라는 한계 내에서 계획 하에 진행되는 시스템 구축 방법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를 접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하루하루 변해가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비하고 적기에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유례없이 민첩하고 즉각적인 시스템 구축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

여기에 기업 IT인프라 전반에 불어 닥치고 있는 클라우드 바람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기존 차세대시스템 구축 방법론으로는 대응하기 쉽지 않다. 결국 이전까지의 관습과 경험을 버리고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데이터 중심, 정보계 역할 중요해져 = 한편 전자금융채널을 포함해 여수신 등 고객관련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입력하는 시스템과 인터넷, 모바일 뱅킹, 콜센터, CD/ATM관리서버 등 여수신업무나 외국환업무와 같이 고객과 직접적으로 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계정계 시스템의 중요성보다 정보계 시스템의 중요성이 보다 부각될 전망이다.

정보계 시스템은 계정계시스템에 의한 입수정보를 저장, 통계․분석하는 정보관리시스템을 의미하는데 디지털 금융이 중요해지면서 데이터의 활용 여부에 금융사의 경쟁력이 결정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그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계정계 중심의 차세대가 주전산기기 도입에 들어가는 비용 탓에 규모면에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정보계 기반의 차세대시스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케이 프로젝트'으로 명명된 차세대시스템을 지난 10월 성공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KB국민은행 역시 계정계 시스템은 서버 측면의 고도화를 제외하고는 정보계 중심의 차세대시스템을 구현했다.

사실 계정계의 경우 진화의 끝자락에 와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우리나라의 금융고객의 수가 사실상 한정돼 있는 이상 최근 대두되고 있는 모바일 금융거래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고민 외에 새로운 기술발전의 혜택을 입는 것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거래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계정계의 안정적 운영을 전제로 앞으로의 금융 차세대시스템은 데이터 중심의 정보계 시스템과 이를 대외와 연계하기 위한 채널계 시스템의 혁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메인프레임-유닉스의 계보를 뒤이어 금융 전산 서버의 왕좌는 리눅스 기반의 오픈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 가는 것도 주목된다.

지난 10월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발간한 ‘2019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2019년 말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서버급 전산기기의 운영체제별 보유현황 조사 결과 리눅스가 37.8%로 1위, 그 다음으로 윈도 32.4%, 유닉스 21.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2019년 은행권에서 최초로 리눅스가 유닉스를 제치고 서버급 전산기기 운영체제 1위로 등극한 것이다. 대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은행권에서 리눅스가 유닉스를 넘어선 것은 금융권 IT인프라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리눅스로의 전환은 클라우드로 인프라 및 애플리케이션을 전환하기 위한 사전조치로서의 시스템 구축 기반 마련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음을 뜻한다. 2021년에는 금융권의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유닉스에서의 리눅스(U2L)전환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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