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SK넥실리스는 처음 언급된 부지를 전기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10킬로미터(km) 이내 2곳을 후보지로 올리면서 일진머티리얼즈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최근 양사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SK넥실리스는 ‘검토 중이다. 말레이시아 가더라도 페어플레이할 것’이라고 전했다는 후문이다.
SK넥실리스는 일진머티리얼즈에서 지적한 ‘인력 유출’ 이슈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SK넥실리스가 경쟁사의 직원을 데려올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양사는 자신들의 동박 제조기술이 더 뛰어나다고 설전을 펼쳤다. SK넥실리스는 전기차 배터리용 4마이크로미터(㎛) 동박을, 일진머티리얼즈는 반도체용 1.5㎛ 동박을 내세운다. 양사는 각각 “배터리용과 반도체용은 다르다” “1.5㎛ 제품을 만든 회사가 4㎛ 못 하겠냐”고 강조한다.
◆업계 “제2의 LG-SK 사태 막아야”=배터리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갈등이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법적 분쟁 장기화와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더 이상의 악재는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각자 사업 확장에만 집중해도 부족할 시점에 불필요한 다툼은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이야기했다.
소재 업체 관계자는 “SK넥실리스가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는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SK넥실리스 입장에서는 말레이시아 진출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SK넥실리스는 “현재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의 여러 후보지를 대상으로 고객 접근성, 전기요금, 인건비 등 증설 투자에 필요한 조건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 최적화된 입지를 대상으로 한 투자 결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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