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아이폰12 국내 상륙이 다가오면서 알뜰폰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애플의 첫 5G폰이지만 비싼 요금제와 품질 불만으로 ‘자급제+알뜰폰’ 조합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 예년과 달리 알뜰폰에서 고가 플래그십폰인 아이폰12를 겨냥한 프로모션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애플의 ‘아이폰12’ ‘아이폰12프로’ 국내 사전예약 판매가 시작된다. 정식 출시일은 30일이다. ‘아이폰12미니’ ‘아이폰12 프로맥스’는 다음달 6일부터 미국 등에 출시되며, 국내 일정도 곧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예판이 먼저 시작된 해외 시장에서 첫날 하루 만에 최대 200만대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아이폰11 시리즈 추정 판매량(최대 80만대)을 벌써 2배 이상 웃돈 성적이다. 일부 국가에선 이미 품절 대란까지 빚고 있다.
국내에서는 통신3사와 쿠팡·11번가 등 주요 오픈마켓이 아이폰12 구매수요 잡기에 나선다. 다만 이번에는 통신사들에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이 될 수 있다. 아이폰12에 대한 공시지원금이 이번에도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신사향 대신 자급제 모델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5G 자급제폰의 LTE 서비스 가입을 허용하면서 자급제로 저렴한 LTE 요금제를 이용하려는 수요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는 5G 전용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통신사에서 구매할 경우 첫 6개월은 반드시 5G 요금제로만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자급제폰이라면 원하는 LTE 요금제를 얼마든지 쓸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아이폰 고객이 상대적으로 자급제를 더 많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특히 5G폰이지만 LTE로 계속 쓰고 싶은 소비자들이 주로 자급제에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번 아이폰12 출시가 국내 자급제폰 확대에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알뜰폰 업계에서도 덩달아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자급제 판매 흥행에 힘입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기회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아이폰 단말은 알뜰폰 유심과 결합하기 좋은 단말”이라며 “아이폰12 출시로 알뜰폰 사업자 모두 (가입자 확대를) 기대하는 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G 품질 불신과 고가 요금제 논란은 자급제와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배경이다. 현재 통신사 5G 요금제는 요금 구간이 한정적이고 최대 월 13만원에 이른다. KT가 얼마 전 선택약정 할인을 포함한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한달 기본데이터가 5GB(소진 시 400Kbps 속도제어)에 그쳐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알뜰폰이 내놓은 3만원대 5G 요금제는 기본데이터 8~9GB(소진 시 1Mbps 속도제어)를 지원해 통신사 대비 경쟁력이 있다. 과거와 달리 알뜰폰에서 100~150GB 데이터를 주는 고용량·무제한 LTE 데이터 요금제도 많이 늘었다.
벌써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KT엠모바일은 아이폰12 출시에 맞춰 경품과 요금할인 및 보험 등 프로모션을 검토 중이다. U+알뜰폰 사업자들도 다양한 혜택을 준비하고 있다. 통상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제 위주로 중저가폰과 결합됐는데, 아이폰처럼 고가 프리미엄폰에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알뜰폰을 지원하고 있고 사업자들도 통신사 경쟁력을 많이 따라오면서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며 “더이상 중저가폰이나 어르신 대상이 아니라 프리미엄폰과 2030 젊은 고객층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