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KT 엔터프라이즈’라는 이름으로 기업용(B2B) 시장 공략에 나선다. 디지털혁신(Digital Transformation·DX)의 중요한 열쇠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 Data)·클라우드(Cloud) 등 이른바 ‘ABC’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내세웠다.
그동안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모바일·인터넷·IPTV 등 고객용(B2C)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면, 이번에는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B2B 시장으로 DX 역량을 확장해 미래성장 기반을 닦고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한다는 포부다.
구현모 대표<사진>는 28일 서울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X 서밋 2020’에서 “많은 기업인을 만나 보니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활용해 어떻게 기업을 변화시키고 혁신할 건가, 또 어떻게 매출을 올리고 이윤을 높일 건가 고민을 많이 하더라”라며 “KT 역시 몇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DX를 준비해왔고, 올해는 DX를 KT의 성장동력 혁신계기로 삼는 전략을 정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급격하게 진전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많은 석학들이 얘기하길, 5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 코로나19로 1년 안에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고 할 정도로 DX의 범위는 기업의 생산성 향성부터 프로세스, 교육, 의료, 물류 등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의 KT 플랫폼 서비스는 많은 산업 영역에서 비즈니스 혁신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기여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준비한 DX 역량과 상생·협력으로 대한민국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KT가 처음으로 개최한 디지털-X 서밋은 KT의 B2B DX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알리는 한편 디지털혁신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교환하고자 마련됐다. 환영사를 전한 구현모 KT 대표를 비롯해 박윤영 KT 기업부문장 사장이 기조연설을 맡았고,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 임세현 BC카드 센터장 등이 주요 발표자로 참석했다.
◆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 공개
글로벌 DX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해 오는 2023년 2조3000억달러(한화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T 리서치기업 IDC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경우 DX 적용 계획이 지난해 20%에 그쳤던 반면, 2021년에는 65%, 2023년에는 80%의 기업이 DX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KT는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파트너’라는 슬로건으로 본격적인 B2B DX 시장 발굴과 확산에 박차를 가한다.
최근 KT는 B2B 시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2016년 기준 유무선 통신 매출 비중이 66%에서 올해 50%로 낮아진 반면, IT·미래사업 등 성장 영역의 매출 비중이 50%까지 높아졌다. 또한, 같은 기간 서비스 종류도 메시징·전용회선 등 45종에서 빅데이터·지역화폐·보안·에너지 등 94종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사업 수주 규모도 연평균 37% 성장하는 등 B2B 사업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
향후 KT는 DX 서비스로 B2B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물류·사무환경·헬스·제조·데이터센터·SOC 등 7대 분야에서 DX 성공 모델을 발굴하고, 지자체·교육·건설·산업단지·복합단지로 DX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전국 6대 광역본부 및 그룹차원의 채널을 바탕으로 DX 사업을 지역과 중소기업으로 확산한다. 5G 인프라 구축과 SOC 디지털화 등 한국판 뉴딜의 모범사례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 ‘KT DX 플랫폼’ 11월 출시…로봇·헬스 영토 확장
KT는 AI 역량을 기반으로 서빙로봇·순찰로봇·반려로봇·청소로봇 등 가정에서 산업현장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로봇 시장 선점에 나선다. 지난 9월 스테이지파이브·누와 로보틱스 등과 AI 반려로봇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전홍범 부사장을 필두로 ‘AI 로봇단’을 신설하는 등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바이오헬스 전담부서도 신설했다. 코로나19로 폭증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해 의료 플랫폼 구축과 AI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다. 단기적으로는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공공의료 서비스와 스마트 병원 사업에 집중하고, 향후 비대면 의료 영상 솔루션 ‘KT 메디컬 메이커스(가칭)’를 개발해 환자와 의사의 1:1 비대면 진료를 지원한다. 홈 AI 헬스케어 등 차세대 의료 서비스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빅데이터 분야에서도 데이터 신사업 발굴로 국가 데이터 사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600만 자영업자 대상 유동인구·소비데이터 등 상권정보 분석을 무료로 제공하고, 70만 중소기업 대상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컨설팅을 지원키로 했다. 또한 BC카드·케이뱅크가 우리금융그룹과 협력해 마이데이터 사업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오는 11월에는 AI·빅데이터·블록체인을 연계한 ‘KT DX 플랫폼’을 선보인다. ABC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공격적인 B2B 사업을 전개하기 위함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사업 규모·위치·업종과 상관없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3의 솔루션과 연계해 특화된 서비스를 유연하게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