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공식화된 가운데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및 상속세 납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등 직계가족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조원이라는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산 대부분을 주식으로 보유한 유족들이 10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당장 현금으로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이자 1.8%를 적용해 먼저 ‘6분의 1’ 금액을 낸 뒤 나머지를 5년간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비용부담은 크다. 결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배당 확대와 일부 지분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계열사 지분 매각 중 주목되는 곳은 삼성SDS다. 당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 곳이 삼성SDS 였지만 정부의 대기업 내부거래 비중 완화 움직임과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비켜서면서 일부 지분매각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이미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삼성SDS 보유 지분 2.05%를 매각해 3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 삼성물산 주식과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를 취득한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에 대해 2020년 6월 말 현재 9.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관건은 삼성SDS의 주가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삼성SDS로선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삼성SDS는 2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평가에서 ‘A1’등급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기업과 정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확대됨에 따라 삼성SDS의 IT서비스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고 2021~2022년에 10~11%의 세전 영업이익(EBITA)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SDS는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SDS 보다 높은 등급을 보유한 글로벌 IT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액센추어 등 6개사 정도이며 국내 민간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다음에 위치하는 높은 등급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SDS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삼성SDS의 주가가 당초 기대보다는 떨어져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현재 삼성SDS의 주가는 17만원대를 오고가고 있는 상황으로 처음 상장했을 때 30만원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 난 상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IT업계의 수혜가 거론되고 있지만 충분한 시장 반영을 받지 못했다.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13조 3477억원으로 코스피 23위에 해당한다.
한편 오는 27일에는 3분기 결산실적 공시와 기업설명회(IR)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이번 IR을 통해 발표되는 삼성SDS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및 매출 증대 방안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