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정치권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비는 애도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하지만 추모의 결은 조금씩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배준영 대변인 명의의 구두논평을 통해 “고인(이건희 회장)은 반도체·휴대전화 등의 첨단 분야에서 삼성이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나가자”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배준영 대변인은 “고인이 생전 보여준 ‘마누라와 자식 빼놓고 모두 바꿔라’라는 혁신의 마인드는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됐다”며 “미래를 선도할 인재에 대한 애정과 철학은 지금도 인재육성의 교본이 됐다”고 이 회장을 평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차원에서도 ‘대한민국 경제의 고목, 이건희 회장의 명복을 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회장은) 삼성을 세계 1등 기업으로 이끈 혁신의 리더”라며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세운 이건희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회장은 삼성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며 한국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었다”면서도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었다”고 평가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논하면서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등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들은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고인의 빛과 그림자를 차분하게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고인은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었다”면서도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건희 회장 별세에 대한 민주당 측의 입장은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에 이어 가장 늦게 나왔다.
국민의당은 “경제계의 큰 별이 졌다”면서 “고인께서 살아생전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한 업적은 결코 적지 않았다”고 애도를 표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유가족 분들께 애도의 말씀을 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정의당은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고 이 회장을 평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별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이건희 회장이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해 6년간 투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