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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 와이파이는 위법”…과기정통부 “현행법 지켜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서울시민 절대 다수의 요구”(서울시 구청장협의회) vs. “현행법에서 허용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해야”(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행법상 위법 논란이 있는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 구청장들이 공공와이파이 사업추진을 두둔하고 나서자,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양측은 얼마 전 협의체를 마련해 소통에 나섰지만 입장차가 좁혀질지 미지수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전날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반박했다. “서울시가 시민들의 통신기본권 보장을 위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민의 통신복지 측면에서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자가망 방식이 법령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과기정통부는 협소한 법령 해석에서 벗어나 공공와이파이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건의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디지털 시대 시민의 늘어나는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계층 간 통신 격차를 줄이는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서울시민 1000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시민의 73.5%가 해당 사업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법령은 전기통신사업법 제65조다. 이에 따르면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한 자가 그 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한 목적에 어긋나게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자가망을 구축할 순 있지만, 통신매개 행위에 해당하는 와이파이 사업은 할 수 없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해석이다. 통신사들도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닌 서울시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역무 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대신 서울시가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현행법 테두리에서 추진할 수 있는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재원을 투입하고 통신사가 구축·운영 및 유지보수 하는 방안 ▲지방공기업 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거나, 서울시 산하기관이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하는 방안 ▲지자체가 자가망을 통신사에 임대하고, 통신사는 해당 지자체에 회선료를 할인해 와이파이 서비스를 하는 방안 등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자체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시민복지와 스마트행정을 위한 목적이므로 예외적이란 입장이다. 물론 전기통신사업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예외로 명시하고 있긴 하지만, 이 경우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이를 위임한 대통령령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과기정통부가 법령 개정을 통해 직접 서비스를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그러나 “서울시(공무원)가 자가망으로 직접 와이파이 통신시설을 구축·운영한다면, 공무원에 의한 통신서비스의 주기적 업그레이드나 보안관리 면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효율적이고 안정적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부와 민간사업자의 역할을 구분하고, 지자체나 정부의 직접적 통신서비스 제공을 제한하고 있는 관련법의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에는 이미 상당 수준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자원의 중복투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현재 서울시에는 6개 통신사 상용망으로 약 15만km 이상, 서울시 기존 자가망으로도 4000km 범위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한편, 서울시와 과기정통부는 얼마 전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 추진과 관련해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21일 킥오프 미팅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통신3사 관계자들도 함께 참여했지만 서로간 이견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당장 9월 말로 예정된 공공와이파이 시범서비스 추진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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