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 ‘LG벨벳’ 등 상반기 프리미엄 출시작이 출고가 인하와 최대 60만원 지원금으로 사실상 반값이 되면서 일부 유통시장의 불법보조금 표적이 됐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 일부 온·오프라인 휴대폰 유통채널에서 올해 상반기 출시작인 갤럭시S20이 10~20만원대, 상위모델인 갤럭시S20플러스와 갤럭시S20울트라 역시 20~30만원대로 선전되고 있다. 80만원대 LG벨벳은 5~10만원 차비(페이백)까지 형성돼 있다. 모두 50~60만원치 보조금이 추가로 실린 격이다.
이는 최근 갤럭시S20 시리즈 출고가가 인하되고 LG벨벳을 비롯해 통신사 공시지원금도 크게 오르면서 집중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0울트라의 경우 지난 4일 출고가 159만5000원에서 145만2000원으로 14만3000원 인하됐으며 갤럭시S20플러스 BTS에디션도 출고가 135만3000원으로 기존보다 4만4000원 내려갔다.
공시지원금도 많게는 6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KT는 이달 9일 갤럭시S20 전 시리즈와 LG벨벳에 최고 공시지원금을 기존 48만원에서 60만원까지 상향시켰다. 출고가 89만9800원인 LG벨벳의 사실상 20만원대에 살 수 있다. KT를 시작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최대 60만원 지원금을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재고 소진에 나선 상황이지만, 출시된 지 불과 4~6개월이 된 5G 플래그십 기종에 이처럼 가격을 내리고 고액 지원금을 책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보조금 경쟁이 크게 위축된 통신사들이 최신 플래그십 모델 대신 구형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 정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탓에 일부 유통망에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활용한 불법판매 시그널로 작용하기도 한다. 판매자가 받아야 할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불법보조금으로 얹어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는 것인데, 공시지원금이 높으면 그만큼 가격인하 효과도 크기 때문. 현행법상 공시지원금과 유통망의 15% 추가지원금을 초과하면 불법이다.
실제 뽐뿌 등 휴대폰구매정보 커뮤니티에는 갤럭시S20 시리즈를 중심으로 “월 8만원대 요금제 6개월 유지 조건에 S20을 5만원에 구입했다” “부가서비스 2개월에 현금 36만원으로 S20 울트라를 샀다”는 등의 불법보조금 구매 후기들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한동안 보조금 경쟁이 조용했던 분위기가 또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갤럭시S20은 출고가 인하와 공시지원금 인상이 같이 이뤄져 사실상 반값이고, LG벨벳도 원래 중가 가격이어서 체감상 지원금 인상 효과가 훨씬 크다”면서 “사실상 올해 출시작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작년에 나온 모델보다 지원금 정책이 좋아 판매자들도 보조금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