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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IT시장 경색 장기화… IT업계 인력감축 ‘한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경기위축으로 일부 산업군의 IT투자가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국내 IT업계의 인력 감축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등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따라 IT 수요는 많아졌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제조분야나 중형·중소(SMB) 기업의 투자가 연기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비대면 마케팅이 주가 되면서 영업 기회 발굴이 이전만큼 쉽지 않은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본사의 선제적인 대응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 인력 감축을 공식화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설명이다. 델은 현재 ‘원 델(One Dell)’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업 조직을 재구성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 조직 역시 약 10%에 달하는 감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졋다.

시스코 본사 역시 최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척 로빈슨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한국, 일본, 독일 등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한 국가들에서는 IT 수요가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도 “경기침체에 대비, 10억달러를 절감하기 위해 직원 일부를 감원하고 조기퇴직을 포함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과 맞물려 금융이나 공공분야가 수요를 견인하는 등 전반적으로 상반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며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인력 규모를 축소하려는 분위기는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나 원활한 재택근무 등을 위해 IT투자를 늘리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일부 규모가 작은 기업은 투자가 여의치 않아 분위기는 극과 극”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기업의 IT 투자가 IT인프라 구매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으로 무게가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인프라 장비 공급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2334억달러(한화로 약 277조원)에 달했으며 이중 1/3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세일즈포스, 오라클 등 ‘톱5’ 기업이 담당했다.

2334억달러의 1/3은 770억달러다. 인텔의 지난해 매출은 719억달러, IBM이 771억달러였다. 또, 시스코(519억달러), 델(906억달러), HPE(301억달러), 레노버(514억달러)의 매출을 합치면 총 2240억달러로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규모와 비슷하다.

IDC 측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또, 기존 IT인프라 제공업체도 하드웨어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클라우드와 유사한 소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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