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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기기업계 ‘포스트 코로나’ 바람…신사업 발굴 잰걸음

- 코로나19 직·간접적 영향…새로운 수요 발굴해 사업 진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코로나19는 사무기기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국내외 배송이 지연되면서 부품 및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재택근무 증가로 사무용 인쇄기기 수요가 줄었다. 기업들은 이런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 중이다.

24일 사무기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신제품 출시 및 공급에 영향을 줬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이달 초 복합기·프린트 14종을 동시 출시했다. 경기 불황 속에 신제품을 대량으로 한꺼번에 내놓은 경우는 제록스가 유일하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출시 일정은 당초 예상보다 약 3개월 늦어졌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도 소형 포토 프린터 신제품을 지난 7월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잠정 연기됐다. 해외공장에서의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이에 더해 매출 비중 절반을 차지하는 수출 부문도 해외시장 판로가 막히며 타격을 받았다. 캐논은 국내 안산 공장에서 일부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비중이 매출 절반을 차지한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 수급이 이전만큼 원활하지 않은 건 업계 공통적 현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공급은 일정을 며칠 단위로 조절하면서 유연성 있게 대처하고 있지만 갑자기 수요가 증가하면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사원들의 고충도 증가했다. 사무기기업체 특징상 기업고객 상대로 한 대면 영업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는 고객사들 중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회사 셧다운, 갑작스러운 미팅 취소 등을 겪어야 했다.

코로나19는 업계에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끼쳤다. 재택근무가 늘자 사무실에서 프린터·복합기 사용량이 줄었다. 일부 가정용 프린터 수요가 증가한 건 호재였다. 하지만 사무기기업체들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기업간거래(B2B) 제품이다. 가정용 제품 증가보다 기업용 제품 감소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사무기기업계는 재택근무 등의 확대로 기업용 프린터 수요 감소 추세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역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하게 된 셈이다. 기업들은 변화된 수요에 맞춰 소비자들이 원하는 특징을 갖춘 제품을 내놓거나 장기적 관점에서 아예 새로운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P의 경우 프린터 기술을 접목한 아예 새로운 영역의 신소재 찾기에 도전한다.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는 이와 관련한 고위 인력 영입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사무용 프린터 사업보다 신사업에 지속적인 인력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지제록스도 전자서명솔루션 등 코로나19 시대 필요한 솔루션을 출시 준비 중에 있다.
엡손 모베리오 BT-30C
엡손 모베리오 BT-30C
물론 신사업을 정착시키는 과정에도 어려움은 있다. 국내에서 캐논은 3차원(3D) 프린터 사업이, 엡손은 증강현실(AR) 글래스 사업이 정체된 상태다. 미래 전도유망한 산업으로 언급됐지만 생각만큼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소비자 수요를 발굴해 관련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캐논의 경우 무인 키오스크 프린트를 만들어 아파트 등 공공장소를 공략하고 있다엡손은 올해 전자부품 계열사 세이코엡손 통합을 계기로 반도체 부품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면서 과거에 필수적이지 않던 기술이 떠오르기도 한다. 친환경 기술이 대표적이다. 엡손 관계자는 “예전엔 고효율·대량 출력에 대한 니즈가 많았는데 최근엔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히트프리’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며 “코로나19를 악재로 보기보다 뉴노멀을 구축하기 위해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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